이천 물류창고 참사…엉터리 근무일지 때문에 수사 차질

공사 내용 담긴 일지 일부 누락돼 당시 상황 파악 어려워
경찰, 현장 수색 통해 투입인력 및 작업 내용 확인에 주력

경기도 이천시 모가면의 화재가 발생한 물류창고 공사장이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이천 물류창고 참사의 관련 업체들이 공사의 전반적인 내용이 담긴 일지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공·감리사는 일지를 기록·관리할 의무가 있지만 이런 절차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번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3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이천시와 시공사 등을 압수수색해 공사 설계 도면과 인허가 관련서류 등을 확보했다. 이중에는 공사일지도 포함됐다.


시공자는 하청업체가 제출한 일지를 취합해 공사일지를 작성해야 한다. 감리는 시공자로부터 일지를 전달받아 검토·확인한 뒤 공사감리일지를 작성해 건축주에게 제출할 의무가 있다.

공사일지와 공사감리 일지에는 현장에 투입된 인력 규모, 당시 작업 내용, 작업 위치, 투입 장비 등 공사의 전반적인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일부 업체가 일지를 작성하지 않고, 경찰이 확보한 일지가 실제 공사 내용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당시 전기, 도장, 설비, 타설 등 분야별 9개 업체 소속 근로자 78명이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 때문에 경찰은 이 수치가 정확한 것인지 확인하는 데도 애를 먹고 있다.

경찰이 전날과 이날에 걸쳐 현장 수색을 벌이고 있는 이유도 당시 근무 인원과 작업 장소 등을 확인하기 위함이다. 앞서 경찰은 전날과 이날 이틀에 걸쳐 현장 수색을 벌인 바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임지환 강력계장은 "영세한 업체들이 일지를 작성하지 않아 아직 정확한 근무자 수와 작업 장소 등이 파악되지 않았다"며 "당초 알려진 피해자 수가 정확한 것인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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