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노벨은 정말 해당 사건처럼 '야한 책'이라며 교사가 지적·체벌할 정도의 수위와 문제점을 갖고 있는 것일까. CBS노컷뉴스가 라이트노벨에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살펴봤다.
시작은 일본 서브컬처였지만 국내 10대 청소년, 특히 남학생들 사이에서 라이트노벨은 더 이상 비주류가 아니다.
성별·연령에 따른 '예스24' 베스트셀러 목록을 보면 5월 1일 기준 10대 남성 독자 베스트셀러 10위 도서 중 3권이 라이트노벨이다. 반면 10대 여성 독자 베스트셀러 10위에는 이 장르소설을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10대 남학생들이 즐겨 읽는 라이트노벨은 판타지, 로맨스 등 장르를 기반으로 창작된다. '라이트'(Light)라는 수식어에서 보듯이 가볍게 흥미 위주로 소비되기 때문에 그 형식은 자유분방하다.
일반 소설 문체를 그대로 따른 작품도 있지만, 직관적 표현을 위해 문법 파괴가 이뤄지는 작품도 상당하다. 심한 일본 번역투의 문장은 온라인에서 흔히 '라노벨체'로 불리기도 한다.
한글문화연대 관계자는 1일 CBS노컷뉴스에 "10대~20대는 짧은 시간에 흥미를 끄는 자극적인 콘텐츠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길게 설명하는 것보다 핵심만 이야기를 하거나 호기심을 주는 콘텐츠에 익숙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래서 많은 게 생략돼 문법이 파괴된 채 의미만 통하는 신조어들이 유행하기도 한다. 특히 지금 10대들은 스마트폰 영상을 보고 자라났고, SNS에 익숙한 세대라 '라이트노벨'처럼 즉각적으로 흥미 유발이 가능한 글에 매료됐을 수 있다"라고 이 같은 소설이 인기를 끄는 이유를 설명했다.
가장 문제시되는 부분은 라이트노벨의 선정성과 자극성이다. 남성 독자들이 주로 읽다보니 이런 맥락에서 여성 캐릭터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19세 미만 구독 불가로 분류되지 않은 라이트노벨에도 여성 신체 부위가 부각된 삽화는 물론, 유사 성행위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아동성애적인 일본의 '로리콘'(롤리타 콤플렉스를 일본식으로 줄인 말) 설정을 답습한 작품들 역시 국내에 정식 발매된다. 이런 라이트노벨은 10대 소녀, 외관이 미성년인 성인 여성, 어린 여동생 등이 연령 불문 남자 주인공과 로맨스를 그리는 공식을 따른다.
여자 캐릭터들의 신체 일부를 두드러지게 표현한 삽화도 포함돼있다. 연령 제한 없이 구매 가능한 해당 책 소개는 다음과 같다.
"사상 최고 난이도의 '로리안 룰렛'이 지금 시작된다! 6학년 1반(제자들) 가운데 단 한 사람 존재하는 합법 로리를 찾는 것."
결국 일부 라이트노벨은 완전히 '성인 소설'은 아니지만 아슬아슬한 경계의 성적 표현들이 담긴 '유사 성인 소설'로 볼 여지가 있는 셈이다. 또 아동성애적 요소까지 섞여 10대 청소년기에 이에 빠져들면 가치관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당연히 청소년기에는 독특하면서도 자극적이고, 성적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콘텐츠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중독되면 왜곡된 성인식 등 가치관이 잘못 형성될 위험이 있다. '라이트노벨'에 길들여진 청소년들은 일반적인 콘텐츠에 재미를 느끼지 못해 성인이 됐을 때 더 자극적인 콘텐츠에 몰입할 가능성도 높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