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영상 유포' 승려도 '와치맨'이 키웠다

30대 승려, 음란물사이트 운영…n번방 영상 유포
와치맨이 만든 'n번방 포털'서 사이트 홍보
와치맨 홍보로 이용자 급증…한 달만에 3위
4개 사이트 운영하며 음란물 8천건 공유…
경찰 "와치맨과 연관성 등 여죄 수사중"

(사진=연합뉴스)
다수의 불법 음란물사이트를 운영하면서 'n번방' 피해 영상을 유포한 전직 '스님'을 성장시킨 배경에는 'n번방 설계자'로 통하는 '와치맨'이 존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음란물 유포 혐의로 지난달 구속기소 된 30대 승려 A씨는 오랫동안 자신의 사이트를 와치맨 전모(38·구속)씨가 운영한 블로그 '에이브이스눕(AVSNOOP)'과 텔레그램 비밀대화방 '고담방'을 통해 홍보해왔다.

'AVSNOOP'과 '고담방'은 전씨가 음란물 이용자들에게 음란물사이트와 텔레그램 n번방에 들어갈 수 있는 링크를 홍보하는 일종의 '포털'과 같은 곳이었다. '고담방'의 경우 한때 최대 1만명에 가까운 회원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려 A씨가 운영한 사이트 역시 이곳에서 홍보됐다. A씨가 처음 '고담방'에 나타난 것은 지난해 6월 13일쯤. 그는 "새롭게 놀러 온 '퍽X(사이트 이름)'다"라면서 고담방 회원들에게 본인의 사이트를 소개했다.

이후 와치맨 전씨는 "퍽X 사이트는 가입만 하면 무료다. 사이트 광고로 운영돼 전면 무료"라면서 A씨 사이트를 알렸다. 그러면서 "퍽X 무료 직공(직접 공급) 게시판 열렸다. 업로드된 영상 갯수가 600여개", "일본 AV(성인비디오) 자막 있음" 등 해당 사이트 홍보를 이어갔다.

전씨는 이어 "퍽X에서 대 출사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출사 관심 있는 사람들은 필수로 가입해 놓으라"면서 해당 사이트에 회원 가입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곳에서 '출사'는 '일반인 불법 촬영'을 의미한다.

AVSNOOP 블로그에서도 '퍽X'가 홍보됐다. 당시 블로그에는 "다른 음란물사이트에서는 유료인 음란물이 조금만 기다리면 '퍽X'에서 무료로 올라올 것"이라는 취지의 글이 게시됐다.

(그래픽=안나경 기자)
이와 같은 전씨의 대대적인 홍보 활동으로 '퍽X' 사이트는 당시 음란물사이트 중 이용자 순위가 급격하게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음란물사이트 중 이용자 수가 6~7위 정도에 머무르던 '퍽X' 사이트가 홍보 한 달만에 3위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여죄를 수사 중인 경찰은 전씨와의 연관성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둘의 연결고리가 파악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폭넓게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A씨는 2016년부터 '퍽X' 등 4개의 음란물사이트를 운영하며 8000여건의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달 17일 구속기소됐다. 그가 유포한 음란물 중 약 950건이 n번방 관련 피해 영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계종 소속의 승려였던 A씨는 구속 사실이 알려진 뒤 승적이 박탈됐다.

한편 와치맨 전씨는 지난해 9월 음란물 유포 혐의로 붙잡혀 재판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전씨에게 3년 6개월을 구형했지만, CBS 취재로 전씨가 n번방 사건의 주요 인물로 드러나면서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난이 터져나왔다.

이후 검찰은 "죄질에 부합하는 중형이 선고되도록 하겠다"면서 선고 기일을 미루고 변론 재개를 신청했다. 다음 변론 기일은 오는 25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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