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다훈(인하대학교 재학생)
코로나19로 학교 문이 닫힌 지 이제 두 달째입니다. 신입생들은 대학 구경도 못 했고요. 2주만 하겠다던 온라인 수업은 결국 한 달 반을 넘어갔죠. 이렇게 되자 대학생들이 ‘내 등록금을 돌려 달라’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물론 대학들의 입장은 ‘아니, 학생들이 안 나오지만 직원들은 다 출근하고 있지 않느냐? 교수들도 온라인 강의를 하니까 임금을 지급해야 되는데 어떡하느냐’ 이런 입장입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십니까? 헌법소원을 낸 대학생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면서 여러분의 생각도 정리해 보시죠. 인하대학교 신소재공학과 이다훈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이다훈 씨 안녕하세요.
◆ 이다훈>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사실은 우리가 초중고 온라인 수업에는 관심이 많았는데 대학생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좀 무관심 했던 것 같아요.
◆ 이다훈> 네.
◇ 김현정> 어떻게 지금까지 지내셨어요?
◆ 이다훈> 지금 대학교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고 이제 처음에는 2주였다가 3주 그리고 8주로 점점 연장되면서 조금 일정에 차질이 있는 상황입니다. 온라인 강의 여건상 교수님께서 강의를 하시는 도중에 학생이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강의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도 강의가 일방적으로 진행돼서 강의가 끝나고 나면 허탈한 경우가 많습니다.
◇ 김현정> 아니, 그 실시간 강의면 중간에 질문을 못해요? 화면 다 띄워놓고 하는 거 아니에요? 학생들 모습도 쭉 띄워놓고 선생님 화면도 띄우고 이런 식의 쌍방향 온라인이 아닙니까?
◆ 이다훈> 쌍방향인데요. 이제 실시간 강의에서 질문하게 되면 수업이 끊기거나 아니면 수업 시간이 굉장히 길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중간에 발언하지 못하도록 그렇게 돼 있습니다.
◇ 김현정> 발언을 하지 못하게 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 이다훈> 맞습니다.
◇ 김현정> 녹화해 놓고 올리는 분들 같은 경우는 이건 말할 것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그런 어려움들이 있는 가운데 거의 두 달 가까이를 지내왔습니다. 대학 등록금은 다 내신 거예요?
◆ 이다훈> 맞습니다.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는 공대 기준 420만원입니다.
◇ 김현정> 인하대학교는 공대 기준 420만원.
◆ 이다훈> 네.
◇ 김현정> 좀 많이 내는 데는 얼마씩이나 냅니까? 요즘.
◆ 이다훈> 지금 연세대 같은 경우에는 공대 기준으로 500만원 정도고요. 의대 같은 경우에는 1000만원 수준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문과생들은 조금 더 낮은가요?
◆ 이다훈> 맞습니다. 인하대의 경우 인문대학이나 사회과학대학의 경우 340만원 정도 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이다훈> 네.
◇ 김현정> 어떤 의미입니까?
◆ 이다훈> 이제 헌법소원을 낸 이유가 대학 등록금에 시설물 사용료가 등록금의 20% 정도로 책정이 돼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설물 사용도 그렇고 강의의 질도 상당히 떨어진 상황에서 그대로 내는 게 타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내게 되었습니다.
◇ 김현정> 전액을 다 돌려달라는 거예요? 아니면 일부요?
◆ 이다훈> 일부만 돌려달라는 건데요. 제가 제시한 기준은 서울사이버대학이나 한국방송통신대학 같은 사이버대학과 비교를 해서 최소한 3분의 1수준으로 감액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아, 사이버대학 수준으로 맞춰줘야 된다. 그러면 현재 등록금 낸 것의 한 3분의 2 정도는 돌려줘야 된다 이런 말씀.
◆ 이다훈>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제 대학에서는 얘기해요. 어쨌든 교수님들이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느라고 고생하시고 애초에 직원 수도 적고 교수님 수도 적은 사이버대학하고 비교하는 건 이건 맞지 않다. 우리 상황도 생각해 달라, 이렇게 얘기하는데요?
◆ 이다훈> 네, 맞습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제공하는 강의는 일단 서비스의 성질을 띠고 있고 기본적으로 서비스는 수요자가 받아들이는 바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되기 때문에 등록금을 상당 부분 감액하는 게 맞다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알겠습니다. 이쪽 이야기를 들으면 이쪽 이야기가 맞는 것 같고 또 저쪽 이야기를 들으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고 참 어려운 상황, 애매한 상황입니다. 친구들끼리 모이면 뭐라고 한탄들을 해요?
◆ 이다훈> 사실 거의 지방에 있는 친구들이 많은데요. 저희가 수도권이다 보니까 그런 직접적인 만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코로나19 때문에 교류를 할 수, 만나서 교류를 할 수도 없고 이런 상황이 딱하게 들리네요. 300만원, 400만원, 500만원. 의대 같은 경우는 1000만원. 이런 등록금이 이게 학생들한테는 어느 정도나 부담인지. 사실 뭐 부담일 거라는 상상은 듭니다마는 어느 정도예요? 실제로는.
◆ 이다훈> 학생들도 이 등록금을 내기 위해서 공장이나 식당 같은 곳에서 막노동에 준하는 수준으로 노동을 해서 얻은 대가이기 때문에 그러한 대학의 곳간 불리기에 이용당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이다훈> 일단은 그 대학의 적립금이 작년 국정감사에 따르면 7조 8천억 정도의 교비 적립금이 있다고 지금 파악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쌓아놓은 예비비처럼?
◆ 이다훈> 네,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교비 적립금을 사용해서라도 이 현안을 충분히 풀어나갈 역량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아무쪼록 대학도 학생도 교육부도 정치권도 다 머리를 좀 모아서 어떻게 지혜롭게 이 상황을 뚫고 나갈지 고민해 주시기 바라고요. 이다훈 학생, 힘내십시오.
◆ 이다훈>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이다훈> 네.
◇ 김현정> 등록금을 최소한 3분의 2는 돌려줘야 되지 않겠느냐 등록금 반환 헌법소원을 낸 학생입니다. 인하대학교 이다훈 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