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입법조사처 이승열 입법조사관은 29일 '북한 당 정치국 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3차 회의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김여정은 올해 초부터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하여 자신의 명의로 대남 및 대미 담화를 발표하는 등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해 주목을 받았다"며, "2020년 독립된 정치 주체로서 김여정의 활동은 사실상 당의 유일지도체제를 책임진 '당중앙'의 역할이었다"고 평가했다.
"이것은 김여정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역할뿐만 아니라 향후 백두혈통의 공식 후계자로서 지위와 역할로 확대될 수 있는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이승열 입법조사관은 설명했다.
이 조사관은 "지난 11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김여정이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재임명된 것은 백두혈통의 통치기반을 강화하는 역할을 할 것임을 의미한다"며,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처음으로 4월 15일 태양절 참배에 참여하지 않아 신변이상설이 제기되자, 김여정은 더욱 주목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 조사관은 다만 "현재 정치국 후보위원에 머물러 있는 김여정의 지위와 역할을 고려할 때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활동 복귀 후 곧바로 김여정이 후계자의 지위와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라는 점에는 한계가 존재한다"며, "정치국 회의 등 한 차례 공식적인 절차가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 조사관은 특히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북한의 경제 상황이 국가차원의 비상대비 태세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김 위원장은 김여정의 지위와 역할을 후계자의 역할까지 확대하여 백두혈통의 통치권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에서 '당중앙'은 조직으로서 당 조직지도부의 수장을 의미한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1973년 당 조직지도부장, 74년 당 중앙위원회 정치위원에 오르면서 후계자로 내정된 바 있다. 이 때부터 '당 중앙'으로 불리다 80년 6차 당 대회에서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 중앙군사위원으로 선출돼 후계자로 공식 지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