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당에게는 부실 검증이란 지적이, 나아가 민주당에게는 위성정당을 급조하면서 불량 후보를 냈다는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됐다.
양 당선인이 휩싸인 의혹이 뭔지, 공천 과정에선 어떤 검증을 거쳤는지, 이 시점에서 민주당이 왜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지 등을 [딥뉴스]에서 따져봤다.
◇ 부동산 의혹에 거짓 해명 논란까지
가장 크게 주목 받는 의혹은 부동산 증식 과정에서 투기와 탈세가 의심된다는 점이다.
변호사 출신인 양 당선인은 이번 선거 때 약 92억원의 재산이 있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지난 2016년 민주당 비례대표로 나섰다 낙선했을 때보다 43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그가 신고한 부동산은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아파트 등 모두 5채다. 이 가운데 일부의 취득 과정에서 탈세를 위해 동생 명의를 도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양 당선인 동생이 민주당 검증팀 조사에서 "세금 탈루하려고 공동명의로 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번복한 사실이 KBS 등 언론보도로 전해지자 논란이 커졌다.
여기에 최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양 당선인은 과거 진경준 전 검사장을 변론하고 정수장학회 부회장직을 수행했던 사실과 관련해 당에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진 전 검사장과 "잘 아는 사이여서 공동 변호인단에 이름만 올려줬다"고 밝혔다가 변론에 직접 참여했던 사실을 당에서 지적하자 "착각이었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한다.
진 전 검사장은 게임업체 넥슨 대표로부터 회사 주식을 무상으로 받은 뒤 되팔아 120억원대 차익을 얻은 혐의로 기소됐고 제3자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4년이 확정된 인물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부일장학회 운영권을 확보해 설립한 정수장학회 부회장으로 활동했던 것을 두고도 양 당선인은 "누가 대신 올린 것 같다"고 밝혔지만 관련 행사에 참석했던 사실이 확인됐다고 당은 밝혔다.
취재진과 만난 시민당 관계자는 "해명과정에서 거짓말이 반복됐다"며 "검증 과정 전반에 대한 신뢰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관련 기사 : 20. 4. 28 CBS노컷뉴스 [단독] 양정숙 '진경준 변론' '정수장학회'도 거짓해명)
시민당은 일단 28일 윤리위원회를 열어 양 당선인을 제명 처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초 소속 의석이 1석 줄어들 수 있다는 점에서 고민하다 결국 원칙론을 적용했다. 더 이상 '커버'가 불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비례대표 의원은 본인이 직접 사퇴하지 않는 한 당의 처분 만으로는 의원직을 잃지 않는다. 때문에 양 당선인은 당적을 옮기거나 잠깐 무소속으로 활동하다 나중에 민주당으로 복당하는 방식으로 의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
시민당에서는 이 때문에 제명 처분보다는 양 당선인에게 사퇴를 거듭 권고하는 방식을 취했다고 한다. 다만 양 당선인이 이런 권고를 수용하지 않고 버티면서 이대로라면 그는 다음 달 국회의원으로 취임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시민당 윤리위는 양 당선인의 허위자료 제출 의혹, 검증 기망, 세금탈루를 위한 명의신탁 의혹 등이 현행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 지도부에 형사고발을 건의했다.
아울러 공소시효가 짧아 사법부 판단이 빨리 이뤄질 수 있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까지 검토하고 있다. 선거법으로 100만원 이상의 형을 확정 받으면 의원직이 박탈되고, 그 경우 비례순번을 후순위로 승계할 수 있다.
◇ 당분간 정치적 후폭풍 불가피
일단 양 당선인은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윤리위 소명을 위해 당사를 찾았을 때 기자들을 만나 "민주당으로 돌아가서 거기서 의논하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명의신탁 의혹에 대해서는 "세금 납부내역을 이미 소명한 상태"라며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부동산 가액 상승분을 가계부채 해결이나 해비타트 등 좋은 취지로 쓰겠다"고 밝혔다.
정수장학회 부회장단에 포함된 데 대해선 "부회장단이 20명이나 된다"며 "육영수 여사 동생이 설립한 혜원여고 출신이어서 받게 된 것이지 역할을 맡아 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개인사에 대한 지적뿐 아니라 검증 책임을 졌던 당에 대한 비판, 이를 둘러싼 정치적 후폭풍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차로 검증을 맡았던 민주당도, 이를 승계해 2차 검증에 나섰던 시민당도 "그때만 해도 이럴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의심스런 정황은 있었으나 문제를 거르지 못한 탓에 결국 언론의 의혹제기 뒤 수세적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절대 안 만든다던 위성정당을 총선 직전 허겁지겁 만들었던 게 '불량 후보' 공천의 구조적 배경이었다는 지적은 뼈아플 것이다.
당장 야권에서는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사건 등과 결부지어 여당이 양 당선인 관련 문제를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심을 내비치고 있다. 미래통합당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조수진 대변인은 "우연이 두 번 반복되면 필연이라는데 정말 모두 우연일까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