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코로나19로 발칵 뒤집힌 신천지…교세도 '휘청'

심각한 타격은 맞지만 기회로 악용…붕괴까진 없을 듯

폐쇄된 신천지 시설. (사진=자료사진)
4일 대구 남구 신천지 대구교회 뒷쪽에 위치한 소형 카페.

불빛 한 점 없는 내부를 살펴보니, 몇 달째 손님을 받지 않아 곳곳에 먼지가 자욱히 앉은 듯했다.

인근에 있는 카페 몇 곳 역시 마찬가지. 가게 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이곳들은 모두 신천지 신도가 운영하고 신도 모임이 자주 있는 것으로 알려진 카페들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계속 '휴업' 중인데 영업 재개 준비조차 이뤄지고 있지 않았다.

코로나19 감염이 이단신천지 신도들을 중심으로 확산하면서 신천지 내부가 발칵 뒤집혔고, 이전과 같은 신도 모임은 모두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가족에게까지 신분을 숨겼던 신천지 신도가 누구인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물론이고, 31번 환자가 증상 발현 후 대규모 집회에 참석했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천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확산했기 때문.

그렇다면 이번 사태의 여파가 신천지 교세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을까?

(사진=배진우 VJ)
전문가들은 전체 신도의 최대 30%가 이탈할 수 있지만 신천지 붕괴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단상담소 영남상담소장 황의종 목사는 "확인은 어렵지만 신천지 신도가 약 30%가 줄었다는 얘기가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탈퇴 상담은 예전의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오프라인 만남이 현저히 줄어듦에 따라 신천지간 결속도 자연히 약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이단상담소 이동헌 소장은 "신천지 내부에서 '모임 사실이 드러나면 더 큰 피해가 있다'며 절대 모이지 말라고 공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터넷으로 교육받고 연락하는 상황이고 만남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리이단상담소 신현욱 목사는 "신천지 내부 공지사항이나 이만희 총회장의 특별 지휘사항을 보면 내부가 동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데미지가 큰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신 목사는 "코로나19 사태로 가족들이 신천지 신도란 사실을 알게되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만희 총회장의 반응이나 신천지의 대응 방식 그런 상황을 종합했을때 회의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는 신천지 탈퇴자가 다른 해보다 2~3배 이상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도수 20% 감소를 예측했다.

다만 전문가들 모두 신천지 교세 자체가 완전히 꺾이는 일은 없을 거라고 예상했다.

신천지가 이 상황을 '위기'와 '심판'이라고 선동하고 악용할 것으로 예측하기 때문이다.

신 목사는 "신천지는 이것을 마치 쭉정이를 걸러내는, 키질하는 그런 역사, '시험'이라고 분위기를 끌고 가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라고 강조할 것"이라며 "믿음이 좋은 사람은 더 결속하는 계기가 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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