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과 함께 세계적 주목을 받는 가운데, 일본의 언론과 누리꾼들이 '한국산 검사키트의 70~80%가 불량'이라며 국산 진단키트 품질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진원지는 한국의 한 종편방송사였다.
지난 25일 일본 언론사 '고고통신'은 한국의 한 종편방송 보도를 인용해 "전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한국산 코로나19 검사키트에서 다수의 불량이 확인되고 있다"며, "(한국 종편방송)보도에 따르면, 불량 검사키트를 공급받고 검사 후 보건소에서 불량품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현재 유튜브, SNS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일본 내 한국산 진단키트에 대한 불신을 키우고 있는 이 기사에서 불량으로 지목된 '진단키트'는 검사를 위한 키트가 아닌 '검체 수송 배지(검체 보관용기)'로 국내 종편방송사가 검체 수송 배지 불량 관련 기사의 제목을 '[단독]노랗게 변한 '불량 키트'…무더기 적발'로 보도하면서 생긴 문제였다.
'검체 수송 배지'는 의료기관에서 의료 전문가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 검사를 위해 환자에게서 채취한 검체를 검사기관(장소)까지 옮기거나 보관할 때 사용하는 것으로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검사 진단키트'와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관련 보도 이후 해당 종편 방송사는 식약처가 밝힌 생산날짜(4월1일) 이외에 다른 날짜, 다른 생산라인에서도 검체 수송배지 불량 사례가 속출했다는 뉴스를 '[단독]노랗게 변한 '불량 키트'…무더기 적발'이라는 제목의 단독보도로 24, 25일 양일간 방송에 내보냈다.
이 기사는 '불량 검체 수송배지가 더 있다'는 사실을 보도한 것이지만, 제목에선 '불량키트가 무더기로 적발됐다'고 밝히고 있어 검사용 진단키트까지 불량으로 보이게 하는 등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뉴스에는 검사용 진단키트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이에 대해 국내 누리꾼들은 "키트랑 배지 구분도 못하는 기자들이 **글 적네. 뇌피셜 쓰는 니네들이 무슨 언론사냐?"(jae***), "검체 수송 배지인데 왜 검사 키트라고 제목을 달았지? 둘은 엄연히 다른 건데 모르는 사람들은 오해하게 기사를 써놨네. 요새는 기자도 바이럴 마케팅을 하나"(ver**) 등의 비판여론을 쏟아냈다.
문제는 종편방송사의 보도 이후, 일본 언론사가 '中国に続き今度は韓国の検査キットに不良品続出 7~8割が不良と発覚(중국에 이어 '한국 진단키트'에 결함 속출, 70~80% 불량 발각)'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보도를 인용 보도했고, 현재 이 기사가 일본인들 사이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보도를 접한 일본인 누리꾼 Pi****는 "한국에서 감염자가 음성이 된 후 다시 양성이 되는 이유를 알았다. 엉터리 검사 키트 때문"이라며, "귀중한 세금으로 엉터리 검사키트를 대량구입한 주지사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격노한 이유를 알겠다"고 썼다. 이외에도 "이런 것을 수출하니 신용도 없다. 언제나 있는 일"(M*), "검사키트의 검사키트를 말들라"(SA*****), "일본에는 흘리지 마라. 쓰레기다"(菊千***) 등의 비아냥 섞인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