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기부를 해?" 빅3 선행 반대한 도미니크 팀

테니스 하위 랭커 지원 기금 마련에 노골적 불만

차세대 테니스 황제로 꼽히는 도미니크 팀.(사진=연합뉴스)
남자 테니스 스타들이 코로나19로 힘들어 하는 하위 랭커 선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나선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남자 단식 빅3를 허물 차세대로 꼽히는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이다.

팀은 26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신문 크로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대회 중단으로 하위 랭커들을 지원하는 기금 설립안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팀은 "아주 솔직히 말해서 비록 한참 아래 등급이라도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누구 하나 굶주림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자 테니스계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고통을 겪는 선수들을 지원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단식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2위 라파엘 나달(스페인), 4위 로저 페더러(스위스) 등 빅3가 중심이다.

조코비치가 제안한 계획은 시즌 최종전인 남자프로테니스(ATP) 월드 투어 파이널스(ATP World Tour Finals) 상금을 기금으로 하자는 것이다. 상위 선수용으로 묶여 있는 시즌 보너스도 포함된다.


ATP 투어 선수위원회 위원장인 조코비치는 "ATP와 4대 메이저 대회 등이 힘을 모으면 선수들을 도울 수 있는 기금 조성이 가능하다"면서 "300만 달러(약 36억5000만 원)에서 450만 달러 정도 준비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나달, 페더러 역시 ATP 투어 선수위원회 위원들로 랭킹에 따라 기부금을 내는 방안도 나왔다.

빅3는 개인으로도 이미 거액을 기부했다. '황제' 페더러가 한 달 전인 3월 26일 100만 스위스프랑(약 12억5000만 원)을 자국 취약 계층을 위해 쾌척했고, 조코비치도 이틀 뒤 100만 유로(약 13억4000만 원)를 코로나19 의료 기구 구매에 기부했다. 둘 모두 아내의 이름도 같이 넣었다.

나달은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파우 가솔 등 스페인 출신 스포츠 스타들과 함께 기금 마련에 나섰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1100만 유로(약 148억 원)를 모금해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취지다. 나달, 가솔은 공개하진 않았으나 일정 금액을 먼저 기부했다.

이런 움직임에 팀이 반대 의사를 보인 것이다. 팀은 "하부 서킷 퓨처스에서 뛰는 아주 많은 선수가 경기를 최우선으로 하지 않고 프로다운 생활도 하지 않았다"면서 "왜 그런 선수에게 내가 돈을 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그렇다면 그것을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조직에 넘기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프로의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다. 팀은 "우리는 뭔가를 받아온 게 아니고 모두 여기까지 올라왔다"면서 "이 일(프로 생활)이 앞으로도 순조롭게 진행돼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는 게 이 건(지원 기금 마련)에 대한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남자 단식 세계 3위인 팀은 10년 이상 지속돼온 빅3의 아성을 허물 인재로 꼽힌다. 다만 아직까지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 2018, 2019년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나달에 막힌 팀은 올해 유일하게 열린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오픈에서도 조코비치에 뼈아픈 2 대 3 역전패를 안았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