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은 26일(현지시간) 이번 이슈와 관련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언급을 전하며 이렇게 보도했다.
문정인 특보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은 확고하다. 김정은은 살아있고, 잘 있다. 4월13일 이후 원산에서 머물고 있다. 아직 아무런 의심스러운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 특보는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CNN에 한 말을 '똑같이' 언급했었다.
CNN이 이미 나온 폭스뉴스의 인터뷰 내용을 전재하지 않고 토씨하나 다르지 않은 문 특보의 발언을 인터뷰해 말했다고 보도한 것이다.
하지만 이 매체가 '김정은의 건강에 대한 추측을 남한 당국이 물을 뿌려 진화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은 엄밀하게 말하면 어폐가 있다.
심지어 처음에는 "김 위원장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다는 첩보를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가, 하루 뒤에는 "김 위원장이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음을 시사하는 첩보를 미국이 주시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전 보도를 살짝 '마사지'하기도 했다.
이 보도 이후 '심장 수술 후 중태', '사실상의 심(心)정지설'이 나오더니 급기야 '사망설'이 나왔다.
이들 보도는 이렇다 할 근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번 이슈와 관련돼 그나마 무게감 있는 내용이 나오는 쪽은 한국이다.
우리 정부는 CNN의 첫 보도가 나온 날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측근들과 지방에 체류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리고 일부에서 "묘향산 진료소에서 시술 받았다"고 전한 것과 달리 "묘향산 지역은 아니다"라고 정정하기도 했다.
그래도 소문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날 "원산 지역에 체류하고 있다"고 알렸다.
우리 정부의 정보가 닷새만에 객관적인 증거로 뒷받침된 것이다.
문 특보의 언급도 그 가운데 하나다.
CNN는 이날 문 특포의 언급을 비중있게 전달하면서도 이 언급을 자신의 최초 보도를 확대 재생산하는 도구로 쓰고 있다.
이렇게 한국발 소식을 가지고 김 위원장 위중설을 어렵게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근거 없이 보도한 내용을 한국 정부가 근거로써 그렇지 않다고 교정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물을 뿌려 진화하고 있다'고 보도하는 것은 자사이기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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