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할 때 지치지 않는 핫펠트, 보여주고 싶은 건 '자유로움'

[노컷 인터뷰] 데뷔 13년 만에 첫 솔로 정규앨범 '1719' 발매한 핫펠트 ②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가수 핫펠트의 첫 정규앨범 '1719'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10대 후반부터 시작한 가수 활동이 13년째가 됐다. 잠시 몸이 좋지 않았을 때 음악을 향한 열망이 더 커졌다. 일단 낫기만 하면 '하고 싶은 거 다 할 거야!' 하는 마음이었다. 조금 걸어 다니는 것도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음악'을 할 땐 완전히 다른 상태가 됐다. 에너지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에너지가 끝없이 나왔다. 새삼 '가수가 천직'이라는 걸 느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첫 정규앨범 '1719'를 발매한 가수 핫펠트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첫 앨범이기에 핫펠트의 손길을 거치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더블 타이틀곡 '새틀라이트'(Satellite)(Feat. 애쉬 아일랜드), '스윗 센세이션'(Sweet Sensation)(Feat. SOLE)을 비롯해 신곡 10곡 전부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메이크 러브'(Make Love)와 '솔리튜드'(Solitude), '블루버드'(Bluebird), '하우 투 러브'(How to love)는 혼자 작곡했다.

14곡으로 구성된 정규앨범의 곡 작업 외에도 신경 쓸 부분이 많았다. 5곡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했고, 앨범을 들을 때 이해와 공감대를 높일 수 있는 스토리북을 썼다. 어찌 보면 '오래 걸리지 않는 게 이상한' 일정이었으나, 핫펠트는 힘을 받았다. 어둡고 힘겨웠던 시기를 지나오며 테라피처럼 글을 썼고, 덕분에 혼란하던 감정을 추스르기도 했다.

이런 노고가 담긴 앨범을 좀 더 '잘' 들을 수 있는 포인트를 물었더니 핫펠트는 "아침에는 (듣기에) 조금 별로인 것 같다"라며 웃었다. 이내 "해가 질 때쯤부터 새벽까지는 괜찮다. 제가 추천하는 방법은 앨범을 쭉 한 번 들어보시고 책을 보시고 다시 음악(앨범)을 들어보는 거다. 뻥 뚫린 한강에 가서 차 안에서 블루투스로 들어보는 것도 괜찮고, 혼자 방 안에서 듣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1719'에는 더블 타이틀곡 '새틀라이트'와 '스윗 센세이션'을 포함한 신곡 10곡, 기존 발표곡 4곡을 합쳐 총 14곡이 수록됐다. 기존 발표곡 중 '나란 책'은 기타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됐다.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곡마다 추천을 드리자면 반신욕 하면서 좋은 건 '3분만'이요. 저도 반신욕 할 때 들어요. (웃음) 청소할 땐, '스윗 센세이션'이요. 청소할 때 듣고 싶은 노래로 만든 거라서요. 몸 움직일 때 좋아요. '새틀라이트'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들으시면 좋을 것 같고, '솔리튜드'는 와인이나 맥주 한 잔 정도에 들으시면 딱 좋고, '피어싱'은 이불 속에서 들으시면 굉장히 좋아요. 아침 7시에 들으면 좋은 곡도 만들어볼게요. (웃음) '새 신발'은 출근하실 때 들으면 좋아요. (웃음)"

앨범 준비 기간에 갑자기 맹장 수술을 하게 됐다는 핫펠트는 마취 전까지 너무 아팠고, 혹시 마취에서 못 깨면 어떡하지 하면서 크게 걱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후) 죽어있는 몸 세포가 다시 한번 살아난 것 같았다. 설명하기 쉽지 않은데, '이제 나 하고 싶은 거 다 해야지!' 이런 생각을 했다. 짧지만 '몸만 좋아지면 난 다 할 거야!' 하는 시기가 있었고 인생의 전환점이 됐던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맹장 수술 후 어디 조금만 걸어도 힘들고 심지어 집안 계단을 오르는 데도 버거운 시기를 보냈으나, 앨범 작업할 땐 신기하게도 지치지 않았다는 게 핫펠트의 설명이다. 핫펠트는 "녹음하고 믹스하면서 내가 음악 할 땐 에너지가 안 떨어지는구나 싶더라. 끝없이 에너지가 나와서 이게 내 천직이긴 하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2017년에 작업한 곡도 있어서 내가 이 감정에서 되게 멀리 왔다고 생각했는데 녹음하면서 그때 감정이 다시 살아 올라오더라. 이게 음악의 힘이구나 하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2007년 원더걸스 멤버로 데뷔한 핫펠트는 13년째 음악을 '하고 있다'. 원더걸스로도 대성공을 거두고, 솔로 가수로서는 눈여겨보고 귀담아들을 만한 싱어송라이터의 탄생을 알렸던 핫펠트조차, '음악 하는 시간'이 언제나 행복하지만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고, 때로는 장애물이 나타났고, 그래서 "음악 하면서 저 자신을 사랑하기 힘들어지는 순간이 많이 있었다"고 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2014년 발표한 미니앨범 '미?', 2017년 발표한 싱글 '마인', 2019년 발표한 싱글 '해피 나우', 2018년 발표한 싱글 '다이네'
핫펠트는 "저만 겪는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겪더라. '내가 언제까지 음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한 켠에 안고 가는 것 같다. 앞으로 6개월 안에 죽는다고 하면 뭘 하고 싶나, 하면 저는 여전히 음악 하고 싶다. 그래서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감사하며 살자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저는 제 음악을 통해 가장 보이고 싶은 부분은 '자유로움'인 것 같아요. 뭔가 정제되고 다듬어진 것보다는 날것의 어떤 것들을 보여드리고 싶고 경계선들을 무너뜨리고 싶은 게 좀 큰 것 같아요. 자유로움이 좀 추상적일 수 있는데, 제가 하고 싶은 걸 하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본인이 만든 노래에서 단점을 찾아냈다면, 이젠 어떤 장점이 있는지 찾고 어떻게 하면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한다는 핫펠트. 스스로 꼽은 '핫펠트 음악의 장점'은 뭘까. 핫펠트는 "장점은 가사라고 생각한다"라고 즉답했다. 이어 "조금 특이한 가사도 있고, 솔직한 편이다. 예쁘게 꾸며낸 말이 아니라 툭툭 던지는 (듯한) 표현이 제가 가진 음악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또 생각보다 다양한 장르를 접목해서 듣는 데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듣는 데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라는 건 핫펠트의 '바람'만은 아니다. 신곡 10곡에 기존 발표곡 4곡을 더한 '1719'는 단순히 곡 수만 많은 게 아니라, 핫펠트가 얼마나 다양한 음악과 잘 어울리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앨범이다. 더블 타이틀곡인 '새틀라이트'와 '스윗 센세이션'부터가 다른 색을 지녔고, 예은은 그 곡에 가장 잘 맞는 방식으로 자기 이야기를 풀어낸다.

원더걸스 때부터 메인보컬로 활동한 핫펠트가 노래 잘하는 건 이미 익히 알려진 사실이나, 앨범에서 굳이 가창력을 내세우려고 하진 않았다. 핫펠트는 "저는 음악이 가진 정서에 맞는지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트랙, 멜로디, 가사가 하나로 맞아들어가는 것. 가사는 무덤덤하고 슬픈데 저만 잘 부르려고 노력하는 게, 제겐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동안 제가 가지고 갔던 정서에는 이런 창법이 맞았던 것 같다"라며 "이번 앨범 이후에는 팬분들이 원하시는 가창력이나 보컬적인 모습도 좀 더 보여드리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핫펠트는 더블 타이틀곡 '새틀라이트'와 '스윗 센세이션'뿐 아니라 '라이프 석스'와 '솔리튜드'도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위쪽부터 '새틀라이트'와 '스윗 센세이션' 뮤직비디오 한 장면
어쿠스틱 기타곡을 즐겨들었다는 핫펠트의 취향은 '1719'에도 충실히 반영됐다. 2017년 10월 발표한 '나란 책'을 기타 버전으로 바꾸어 새로 실은 게 대표적이다. 핫펠트는 이번 앨범에서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곡으로 '메이크 러브', '하우 투 러브', '솔리튜드' 등을 들었다. 전부 핫펠트가 단독 작곡한 곡이다.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티스트들을 좋아한다. 그 사람의 삶을 통해 저도 용기를 얻었던 것 같다"라는 핫펠트는 선우정아의 '주인공의 노래'와 로렌 샌더슨(Lauren Sanderson)의 '크리에이티브 프리덤'(Creative Freedom)을 추천했다.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곡으로는 로렌 샌더슨의 '베터 애니웨이'(Better Anyway) 어쿠스틱 버전을 들었다.

2017년에 시작한 정규앨범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다음 정규앨범도 이렇게 오래 걸릴까 하는 농반진반 질문에 핫펠트는 "정규는 올해 안에는 힘들겠지만, 제가 시리즈물을 하고 싶긴 하다"라며 "단독 싱글이 될 수도 있고 컬래버레이션 곡이 될 수도 있지만, 올해는 최대한 많이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지금까지) 사랑 노래만 집중적으로 해본 적이 없어서, 미니앨범은 그런 부분을 생각해 본 게 있다"라고 귀띔했다.

핫펠트는 '1719' 발매를 맞아 따로 음악방송 활동을 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공연은 코로나19로 인한 '특수 상황'이 끝난 이후, 연말쯤으로 생각하고 있다. 핫펠트는 "저희 회사도 공연에 대한 갈증이 있고, 제 음악이 어느 정도 (유기적인) 스토리를 가져서 공연으로 잘 풀어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계속 나눴다"라며 "좀 더 대중적이고 친숙한 싱글로 팬분들을 만나고, 빌드업해서 연말에는 공연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끝>

가수 핫펠트 (사진=아메바컬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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