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필 입에 달렸다" 라임 투자자들 배상 비율 바뀔까

라임 펀드 주요 판매사 주도·금감원 지원 '배드뱅크…"회수율 높이는 게 목적"
"사기 여부와 판매사 공모 정황 드러나면 투자자 배상에 유리"

(사진=연합뉴스)
희대의 금융사기극이라고 불리는 '라임 사태'의 몸통,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이 경찰에 붙잡히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검찰이 이 전 사장에 대한 조사를 통해 라임의 부실 자산 운용 투자 상황과 판매사와의 관계를 밝혀낸다면 라임 투자자들의 배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환매 중단 펀드 회수율 높이기 위해 '배드뱅크' 가동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라임의 환매중단된 모(母)펀드는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메자닌펀드(테티스2호)', '사모사채펀드(플루토 FI D-1호)', '크레디트인슈어드펀드(CI) 1호' 등 4개다.

사모사채펀드(설정액 9391억원)와 메자닌펀드(2963억원)의 회수 예상금액은 각각 4075억원(회수율 43.4%), 1332억원(45%)이다. 구체적인 손실률이 아직 나오지 않은 무역금융펀드(2408억원)의 경우 전액 손실 우려가 나온다. 크레디트 인슈어드(CI) 1호(2464억원)에서도 적지 않은 손실이 예상된다.

이들 모펀드에 투자한 자(子)펀드는 모두 173개다. 개인 투자자들은 대부분 자펀드를 샀는데, 이 자펀드가 모펀드에 얼마나 투자했는지에 따라 회수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투자자별 회수액은 다르다. 라임 측은 다음달 내 순차적으로 상환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라임펀드에 투자금이 묶인 지 반년이 더 지났지만 상환은커녕 피해 규모가 점점 더 커지면서 금감원은 최근 주요 판매사들에게 '배드뱅크'를 설립하게 하고 환매 중단된 펀드를 모두 이관하라고 했다. 배드뱅크란 금융사의 부실자산을 인수해 투자자에게 대신 돈을 돌려주는 금융기관이다.


뱅크(은행)라고는 하지만 환매가 중단된 펀드를 신뢰성 있게 운용해 최대한으로 회수 금액을 높이는 목적의 자산운용사다. 라임이 올해 초 환매 중단된 펀드에서 고객 돈 195억원을 빼내 라임 '실세'로 알려진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횡령을 지원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지면서 생각해 낸 고육지책이다.

라임자산운용 대신증권피해모임 회원들이 라임자산운용사건 엄정수사 촉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사기 여부와 판매사 공모 정황 드러나면 투자자 배상에 유리

배드뱅크를 통한 회수액 외에 나머지 투자금은 분쟁조정 절차를 밟거나 소송을 통해 구제가 가능하다. 현재 금감원에는 500건 이상의 분쟁 조정이 신청됐다. 이때 사기 여부와 판매사의 공모 정황 등에 따라 배상 비율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법조계와 금융권은 보고 있다.

검찰이 라임 측의 사기 혐의를 입증하면 민사상으로도 해당 계약을 취소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라임 측에 변제 능력이 남아 있을지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들도 사기를 당했기 때문에 피해자라고 주장하게 되면 문제가 더 꼬여서다.

그러나 이 전 부사장 등 라임의 주요 인물들이 판매사들과의 공모에 대해 진술한다면 상황은 바뀐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몇몇 판매사들의 경우 라임과의 공모 정황이 나온 상황에서 이 전 부사장의 진술에 따라 금융사들의 입장이 천양지차로 뒤바뀔 수 있다"면서 "라임의 CB거래가 위험한 것을 알고도 TRS를 제공했다 등의 진술만 나왔다 해도 배상의 책임은 달라진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한누리의 구현주 변호사는 "민사상 계약 취소가 되면 계약 자체가 없던 게 되니까 투자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면서 "그동안 규명되지 않은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배상을 책임지는 판매사 등의 책임 부분이 더 명확해지면 투자자들의 배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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