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시장은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고 시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오거돈 시장의 성추문은 지난 7일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선 선거전이 한창 뜨거울 때인데다, 코로나19방역으로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여성공무원을 자신의 집무실로 불러 들여 가해를 했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구나 미투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고, 최근에는 n번방 사건으로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벌어진 고위 공직자의 성추문은 충격적이다.
야당은 성추행이 투표 전에 이뤄졌는데도 선거 열흘이 지나서야 공개한 사실을 두고 정치적인 음모가 있는 것 아니냐며 맹공에 나섰다.
오 시장은 성추문으로 사퇴한 두 번째 광역자치단체장이 됐다.
오거돈 시장의 성추문 사건도 단순히 시장직을 사퇴하는 선에서 마무리돼서는 안 될 일이다.
부산지방 경찰청에서는 즉각 내사에 착수했다. 당연히 취해야 할 조치다.
오거돈 시장은 이번 성추문 사건 외에도 다른 성추행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에서는 다른 성추행 의혹도 함께 수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소속 정당인 민주당은 통렬한 반성을 해야 한다. 성추문으로 사퇴한 광역단체장이 모두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은 이런 문제에 대한 당 차원의 인식이 매우 안이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번 총선에서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내세웠던 영입인사가 데이트 폭력시비로 출마를 포기한 사례가 있다.
민주당에서는 파장을 줄이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오시장이 성추행을 마치 경미한 사건인 것처럼 표현하며 3전4기 운운한 것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반성은커녕 시장 사퇴가 억울하다는 것을 항변하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흔들린다는 표현으로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만큼 심각하고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피해자에 대한 2차피해가 없도록 수사기관과 언론에서는 보다 세심한 주의와 인식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반성 없는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