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이미 호텔, 비행기 만석? 31번 환자 교훈 잊었나"

확진자 감소? 슈퍼전파자 다시 나올 수 있어
백신 없이 방역 느슨해지면 2년까지 갈지도
백신개발 빨라도 올해말, 내년 중반까지 봐야
2~3%만 항체 생긴다? 집단면역 차원의 숫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다음 주 연휴에 전국 유명 숙소들은 이미 예약이 꽉 찼다고 합니다. 그동안 싸게 팔던 항공권도 제 값으로 원상복귀 했다고 합니다. 아직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기간이지만 우리 마음은 상당히 느슨해졌다는 얘기인데요. 그런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입에서 이런 얘기가 나왔습니다. ‘올 가을과 겨울, 2차 대유행이 올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나 유럽처럼 의료체계가 붕괴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그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하고 있다’ 아니, 추가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가 된 이 상황에서 도대체 이런 얘기가 이런 얘기가 왜 나오는 건가 좀 겁이 나죠. 자세한 얘기 들어보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 나오셨어요. 어서 오십시오. 교수님.

◆ 이재갑>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아니, 교수님, 4월 18일에 18명, 19일에 8명, 20일에 13명, 21일에 9명 이 수치로 보면 좀 안정된 거 아니에요?

◆ 이재갑> 사실 숫자로 보면 안정된 게 맞는데요. 저는 데자뷔를 좀 느끼는데 우리가 29번, 30번, 31번 환자 연달아서 나오기 직전에 환자 별로 발생 없었잖아요. 그리고 사실 31번 환자가 시작으로 해서 그렇게 5000명의 환자가 발생할 거라고 어느 누구도 예상을 못 했는데.

◇ 김현정> 상상도 못했죠.

◆ 이재갑> 지금 9명, 8명 발생해도 그중 1명이 그런 신천지와 같은 상황을 만들 수도 있는 상황이 언제든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훨씬 더 주의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야 된다 이런 의미로 받아들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백신 나오기 전까지는 안정이라는 건 있을 수 없다’, 이렇게 보시는 겁니까?

◆ 이재갑> 그런 거죠.

◇ 김현정> 정은경 본부장이 이야기하신 ‘가을과 겨울에 2차 대유행이 올 수도 있다?’ 이건 어떻게 이해해야 돼요?

◆ 이재갑> 그러니까 일단 전문가들의 그런 예상이 좀 다 다르게 나타나는데요. 일부 아주 비관적인 전문가들은 언제든 이번 달이든 다음 달이든 어떻든 느슨한 상황이 발생하면 싱가포르같이 갑자기 확 늘어나서 올 수도 있겠다 생각는 하는 분들도 있고 어느 정도 여름철이 되면 대부분은 환기도 쉽고 사람들이 좀 밖에서 생활하는 활동이 많다 보니까 좀 나아졌다가 겨울이 되면 바이러스의 특성 자체도 조금 차갑고 건조한 것을 좋아하는 데다가 그리고 우리나라가 또 겨울이 되면 추워지니까 실내 활동이 많아지고 밀접한 게 많아지니까 유행이 올 수 있고.

또 미국에서도 비슷한 예상이 나왔지만 매년 겨울에 인플루엔자가 도는데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에 모든 국가들은 겨울에 비상상황이 매번 발생하고 있는데 거기에 코로나 상황까지 겹쳐서 환자가 늘어나게 되면 어느 의료체계도 감당하기 상당히 어려울 거다, 이런 부분을 얘기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2차 대유행이 올 것 같은 무슨 조짐이 보이거나 데이터상에 그런 게 있어서 말씀하신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종합해 볼 때 그럴 가능성이라는 건 있다’ 그렇게 그냥 이해하면 돼요?

◆ 이재갑> 데이터가 사실 있긴 있는데 지금 최근에 네이처라고 유명한 의학잡지. 유명하죠, 과학잡지에 하버드 연구진들이 그걸 냈었어요. 수학적 모델링을 해 봤더니 적어도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노력하지 않으면 이 유행상황이 2년까지는 언제든 유효하다 이런 얘기도 했었거든요. 그런 수학적 모델링 자료들이 계속 나오다 보니까 언제든 우리는 준비하지 않으면. 특히 대구, 경북에 환자 많이 발생했을 때 이미 우리가 거의 정말 의료체계 붕괴 직전까지 갔는데 대구에 있는 의료진들 노력해 주시고 전국에 있는 병원들이 도와주시면서 간신히 버텨냈는데 그런 상황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 김현정> 그럼 지금 분명히 이 상황 추이는 좋아진 건 맞고, 그렇지만 다음 주 연휴에 지금 숙소들 다 예약 다 끝났다고 하고 항공권 제값이 될 만큼 막 움직이신다고 하고, 이 얘기 들으면서 지난 31번의 추억 데자뷔가 조금 떠오르시는 거예요?

◆ 이재갑> 그런 거죠. 그중에 만약에 몇 명이 감염이 됐는데 그 사람이 집단 발병의 어떤 소스가 돼버리면.

◇ 김현정> 신천지 예배 갔듯이.

◆ 이재갑> 그렇죠. 사실 교회들도 현장예배 대부분 강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끝나게 되면 5월 넘어가면 대부분 예전처럼 다 드리겠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거든요.

◇ 김현정> 학교도 개학한다고 하고.

◆ 이재갑> 그래서 학교도 문제가 돼서. 사실 그런 상황이 발생을 해버리면 거기에 진짜 한 명 발생한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몇 백 명, 몇 천 명 발생하는 건 언제든 가능하다는 거죠.

◇ 김현정> 이런 와중에 제가 좀 궁금한 연구 결과 두 가지를 가지고 왔어요. 하나는 질본에서 내놓은 발표입니다. ‘확진자 중에 회복한 사람 25명을 상대로 검사를 했더니 25명 모두 중화 항체, 즉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항체가 몸에 형성되긴 했는데 그중 12명의 호흡기에는 바이러스가 그대로 남아 있더라. 아니, 항체가 형성되고 몸도 회복됐는데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그대로 남아있다’ 이게 무슨 소리예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 이재갑> 중화항체의 개념이 중요하고요.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항체가 생겼다는 얘기는 내 몸에 바이러스를 재감염 안 되게 할 수 있는 그런 면역력이 형성됐다는 걸 의미를 하는데요. 그런데 코로나19 같은 경우에 확진자들이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시기가 짧게 3주 길게는 4주, 긴 분은 5주, 6주까지 바이러스 검출이 돼요. 그런데 그 바이러스 검출되는 게 중화항체는 2주 정도 부터 어느 정도 생기기 시작해서 확 올라가기 시작하거든요. 그래서 오버랩하는 기간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뒷부분에 바이러스 분석과장님이 얘기한 거로는 그래서 혹시나 이 바이러스 살아 있는지 여부를 확인했더니 바이러스는 다 죽어 있는 바이러스였다.

◇ 김현정> ‘남아 있는데 죽어 있다?’

◆ 이재갑> 네, 그래서 회복기에 중화항체가 어느 정도 억제가 되고 있고 검출되는 바이러스는 이제 남아 있는 찌꺼기가 검출되는 것 같다.

◇ 김현정> 그럼 이거는 코로나19의 어떤 특징적인 게 아니라 다 이럴 수 있는 거예요? 다른 바이러스도? 크게 걱정 안 해도 돼요?

◆ 이재갑> 크게 걱정 안 해도 되는데 다만 연구가 더 많이 필요한 것은 중화 항체라 하더라도 이게 정말 효과적인 중화항체냐,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요. 중화 항체여도 얼마나,, 평생 갈 거냐 1~2년 만에 사라질 거냐. 이런 연구들은 추후에 계속해서 연구가 필요합니다.

◇ 김현정> 또 하나 궁금한 거. 이게 저는 더 미스터리한 것 같은데 방금 전에 설명드린 건 우리나라 질본의 발표죠. ‘항체가 형성되긴 했는데 바이러스가 남아 있더라’ 이거였고. WHO의 발표는 뭐였냐면 ‘아예 항체 형성도 잘 안 되는 코로나19 환자가 많다’ 이런 발표였어요. 제가 조금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코로나19의 항체 양성률은 평균 2~3%대고. 최대 10%에 불과하다’ 전 이 말 듣고 깜짝 놀랐던 게 설사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늦어진다고 하더라도 전 세계 인구의 한 60% 정도가 걸리고 나면 집단면역이 생겨서 그때 되면 오케이, 괜찮다. 이거였는데 아니, 걸려도 항체가 안 생긴다고? 이게 무슨 말이에요?

WHO, 코로나19 백신 개발 노력 공동성명 발표 (사진=연합뉴스)


◆ 이재갑> 이 부분은 조금 고민이 필요한 연구인데요. 그러니까 어떤 연구를 유럽이나 미국에서 하고 있냐면 지역사회 내에서 환자가 많이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해서 그 지역에서 이제 일부 분들을 랜덤으로 무작위로 추출해서 혈액을 뽑는 거예요. 그 혈액을 뽑아서 이제 그중에 항체가 생긴 사람을 봤더니 생각보다 많이 걸린 거라고 생각을 하고 뽑았는데 그 지역사회 내에서 항체를 가진 사람이 고작 3%밖에 없더라. 아니면 좀 많은 데가 한 10% 정도 되더라는 이런 정도예요.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집단면역 얘기하셨는데 60~70% 달성을 해야 그 집단에서 환자가 발생 안 할 것으로 예상을 하는데 이미 많이 발생한 지역을 대상으로 해도 피를 뽑아봐야 이제 많아야 10%고 (평균) 3%밖에 안 되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집단면역에 도달하기까지 너무 많은 시간이 걸릴 거다라는 것을 생각하는 거죠.

◇ 김현정> 되게 짧은 단신으로 어제 오늘 뉴스가 많이 나왔거든요. 전 어떻게 이해했냐면 제가 걸렸어요. 그런데 제 몸에 항체가 생길 확률이 2~3%밖에 안 된다, 이거인 줄 알고 이게 무슨 말이야 했는데 이게 그 말이 아니군요.

◆ 이재갑> 네, 그래서 여러 전문가들이 얘기하기에는 이 연구가 아직까지 급속하게 환자 증가하는 지역도 있으니까 지금 이 연구는 좀 더 연속적으로 계속해서 (연구) 시행을 해서 계속 얼마나 올라가는지 체크해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한 겁니다.

◇ 김현정> 걸리면 항체 생기는 건 맞아요. 코로나19 안 생기는 건 맞는데 다만 ‘어떤 집단으로 놓고 봤을 때 얼마나 많은 항체들이 계속 유효하게 생기느냐 그 부분에서의 좀 생각만큼 많이 생겨서 막 집단면역이 잘 생기고 이렇지는 않더라’ 그 말씀.

◆ 이재갑> 한 가지 WHO가 강조한 건 뭐냐면 이렇게 항체가 생긴 것들은 일반적인 항체 검사를 한 건데 중화항체일 거냐 아닐 거냐라는 부분은 모른다. 그런데 사실 어제 질본 결과에서 중화항체가 100%다 생겼다고 나오니까 그래도 항체가 생기는 사람들, 우리가 말하는 3%든 10% 간에 이 사람에서도 중화항체가 나올 거라는 걸 암시를 질병관리본부가 해 준 거예요. 그런데 두 가지를 묶어가지고 생각하면 아직도 걸려야 될 사람은 많이 있긴요.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면역력이 생기는 사람들은 있을 수 있겠다 정도로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는 있습니다.

◇ 김현정> 백신이 빨리 나와야 되는 건 맞죠?

◆ 이재갑> 맞죠.

◇ 김현정> 치료제보다 백신이죠?

◆ 이재갑> 왜냐하면 백신이 나와야 되는 건 지금 이제 WHO도 걱정하는 것처럼 한 3에서 10%밖에 사람들이 안 됐다는 얘기가 앞으로 90%의 사람은 언제든 또 걸릴 수 있고 그 사람들 때문에 대 유행이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으니까 백신을 통해서 강제적으로라도 그거를 올리자, 이런 의미로 생각하면 됩니다.

◇ 김현정> 언제 나와요?

◆ 이재갑> 지금 이제 임상이 들어간. 그러니까 사람 대상 임상이 시작된 백신이 세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 김현정> 치료제 말고 백신이 세 가지 정도 들어갔어요?

◆ 이재갑> 기존의 플랫폼을 활용한 건데 미국에서 두 가지 중국에서 한 가지 들어갔고 미국에서 시작된 백신 중에 하나는 국내에서도 연구를 진행할 거라고 얘기가 들어오고 있거든요. 그런데 보통 사람 대상의 일상 연구가 진행되고 난 다음에 안정성 평가랑 효과 평가가 되고 나서 2단계와 3단계를 같이 겹쳐서 하는 경우도 있긴 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다 분석을 다 하려면 적어도 1년 여 정도의 시간이 걸리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겁니다.

◇ 김현정> 앞으로 1년이요?

◆ 이재갑> 앞으로 1년. 빨라도 올해 말. 그런데 문제는 그게 지금 시작, 제일 빨리 시작된 게 운이 좋아서 효과가 좋고 안전하다고 증명이 돼야 되는 거고요. 후속 주자들이 좀 있습니다. 후속주자들이 좀 있어서 그 후속주자들 중에서라도 나오면 내년 중반까지도 가봐야 된다는 얘기죠.

◇ 김현정> 그래서 이제 집단면역 빨리 차라리 확 걸려서 집단면역 얘기하는데 집단면역도 그렇게 쉽지 않은 것 같고.

◆ 이재갑> 그렇죠. (집단면역) 하려고 60% 걸리면 그만한 사람이 사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니까요.

◇ 김현정> 여러분, 중요한 부분들 캐치하셨죠? ‘연휴에 (확진자) 한 자릿수인데 놀러가야지’ 렇게 가시다가는 대구 같은 상황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 데자뷔가 떠오른다‘는 이재갑 교수, 전문가의 이야기를 우리가 귀 담아 들어야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이재갑>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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