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법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그에게 '정치적 의사 표명·모임 참석'은 금지라는 점을 명확히 하며 "변호인을 제외하고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아는 사람과 전화·서신·팩스·이메일·휴대전화 문자메시지·SNS 등 어떤 방법으로도 연락·접촉할 수 없다"고도 밝혔다.
즉, 정치적 집회는 물론 예배현장에서도 정치적 견해를 피력하는 것은 '보석 위반 소지'가 있고, 보석 취소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20일 이내의 감치나 과태료를 물어야 할 수도 있다.
법원이 금지한 '정치적 의사 표명'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총괄대표이기도 한 전 목사는 과거 광화문 집회 등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자유 우파 정당들을 지지해 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하면서 사전선거운동(공직선거법 위반)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와 같이 집회 등에서 특정 정당의 지지를 호소하거나 자신의 정치이념을 밝히는 발언은 '정치적 의사 표명'에 해당한다.
전 목사는 과거 집회에서 '문 대통령은 간첩이다(2019년 10월 9일)',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공산화를 시도했다(2019년 12월 28일)'는 등의 발언도 해 문재인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받고 있는데 이 역시도 '정치적 의사 표명'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전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고 있는 서울 성북구 소재 사랑제일교회는 코로나19 사태에도 한 달 가까이 현장예배를 강행하며, 교인들 역시 대부분 전 목사의 정치적 이념을 지지하고 있어 사랑제일교회 예배를 일반적인 예배로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랑제일교회의 예배 자체가 대중들이 보기에 '정치적 모임'으로 비친다는 것이다.
실제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일반적인 예배에선 볼 수 없는 각종 푯말을 들며 경찰과 마찰을 빚기도 했고, 범투본 소속으로 보이는 이들도 예배현장에 다수 등장해 일반주민과 소음문제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와는 다르게 전 목사의 현장예배 의지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21일 그는 유튜브채널 '너알아TV'에 보낸 '전광훈 목사 특별서신'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보석 결정을 해준 재판부에 감사함을 표하면서 "보석 허가 사안은 '제가 시무하는 우리 교회 사택 그곳에 한 한다'라고 하고 있기 때문에, 밖에서 활동을 하는 것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지 사안별로 재판부의 허가를 받아서 진행하겠다"며 "일단 몸 건강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는 치료를 받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 목사는 법원의 정치적 의사표명 금지에도 선거결과에 대해서도 잠시 언급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실망하신 많은 분도 계신데 결코 실망하지 말라"며 "하나님은 분명히 좋은 일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