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이날 제네바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항체 검사 결과)초기 연구 결과는 전체 인구중 감염이 이뤄진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2~3%를 넘지 않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는 세계 각지에서 시행된 항체 검사를 통해 항체를 가진 비율이 3% 이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테워드로스 총장의 발언은 인구의 60%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이라는 일부 학계의 전망과 배치되는 것이다. 집단면역이란 한 집단 구성원의 일정 비율 이상이 감염되면 집단 전체가 감염병에 저항력을 갖게 되는 단계에 도달한다는 면역학 개념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진이 캘리포니아주(州) 샌타클래라 카운티 인구를 대상으로 항체 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달 초 기준 감염자는 4만8천~8만1천명으로 추산됐다. 이런 결과는 이 지역 확진자 1094명보다 최대 80배에 해당하는 수치이기는 하지만 카운티 전체 인구와 비교하면 3%밖에 불과하다. WHO 전문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한 독일과 프랑스에서도 항체검사에서 양성을 보인 인구 비율은 대체로 한 자릿수이고 최대 14%로 조사됐다. 가디언은 이같은 조사 결과가 항체검사에서 집단면역 신호를 포착하고 이동·경제활동 제한령을 조기 해제하려던 각국 당국의 희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감염병 전문가이자 WHO의 코로나19 대응을 이끄는 마리아 밴 커코브 박사는 다만 "현재로선 혈청 검사가 개인의 코로나19 면역력이나 재감염 여부를 나타낼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지나친 비관론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