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널 : 표준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권영철 CBS 대기자
권영철의 Why 뉴스. 권영철 대기자, 어서 오십시오.
◆ 권영철>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방송통신위원회가 종편채널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서 조건부 재승인 결정을 내렸네요?
◆ 권영철> 그렇습니다. 승인 유효기간이 오늘까지거든요. 그러니까 하루 전인 어제 가까스로 조건부 재승인을 해 줬습니다. 그렇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습니다. 언론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면죄부를 줬다면서 상당히 비판을 거세게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 김현정> 오늘의 Why 뉴스 주제. 조건부 재승인을 해 줘야만 했을까. 그 얘기는 그러면 재승인을 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하는 길을 택했다. 이렇게 보시는 거예요?
◆ 권영철> 규정상 안 해 줄 수도 있죠.
◇ 김현정> 가능하죠.
◆ 권영철> 가능은 하죠. 재승인 심사에서 1000점 만점에 650점 미만을 받거나 또는 중점 심사사항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방송의 공적 책임'이고 하나는 '방송 프로그램 기획 편성'인데. 이 두 가지는 50% 이상을 받아야 됩니다. 아니면 과락이 되는 거거든요. 채널A는 두 가지 조건을 충족했지만 TV조선은 방송의 공적 책임 부분에서 과락을 했습니다.
◇ 김현정> 공적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 권영철>허욱 방통위 상임위원이 어제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했는데 "재승인 취소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재승인을 거부하거나 법에 보면 또는 재승인 조건부 재승인 처분이 가능하다고 돼 있어서 격론을 벌였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 김현정> 난상토론이 있었다는 거죠?
◆ 권영철> 네.
◆ 권영철> TV조선에 이번까지 세 번째 재승인을 받았는데요. 세 번 다 조건부 재승인이 났습니다. 2014년도 조건부 재승인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더라고요.
◆ 권영철> 그런데 사실은 이번은 과락도 0. 85점이라는 아주 근소한 차이고요. 문제는 지난번 2017년 탄핵 정국 와중에 재승인 심사가 있었거든요. 그때는 아예 점수가 미달이었습니다. 650점을 받아야 되는데 625. 13점이었거든요. 그때는 사실 승인 취소를 해도 가능했는데 이번에는 조금 너무 미세하죠, 차이가. 좀 그런 게 있습니다.
◇ 김현정> 오늘 주제, 난상토론도 있었다고 하고 규정상 얼마든 조건부 재승인에서 그다음 탈락이 가능했는데 계속 또 재승인을 해 준 이유는 뭐였는가?
◆ 권영철> 방통위 사무처에서 올린 1안은 승인 취소고 TV조선에 대해서 2안은 조건부 재승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승인을 취소할 경우 TV조선 방송이 끊기느냐. 그렇지 않다는 거죠.
◇ 김현정> 취소 결정이 나도 바로 끊기는 건 아니에요.
◆ 권영철> 네, 1년간 더 유지하게 돼 있는 규정도 있고 또 곧바로 가처분 신청을 내게 되지 않겠습니까? 소송에 들어가겠죠. 2017년처럼 이게 650점에 미달했다면 승소 가능성이 높을 텐데 이쪽 부분. 방송의 공적 책임성 부분에 0. 85점 미달했다. (210점 만점에 50%인 105점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104.15점으로 0. 85점 미달). 이거 정도로는 제가 취재를 해 보니까 법조계에서 그 정도면 가처분 인용은 당연한 것이고 본안 소송에서도 TV조선이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법조인들이 많았거든요. 방통위도 법률 자문을 통해서 이런 걸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고요.
◇ 김현정> 그래요.
◆ 권영철> 한상익 위원장이 언론 전문 변호사 출신 아닙니까?
◇ 김현정> 맞아요.
◇ 김현정> 조건도 못 붙인다 그 경우에는?
◆ 권영철> 아무 조건도 못 붙이는 거죠.
◇ 김현정>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지시가 불가능하다.
◆ 권영철> 재판을 하면 2, 3년을 끌고 가잖아요. 그러면 다음 재승인 심사까지 가게 되는 거죠.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이제 하반기에 접어드는 문재인 정부에 대형 악재가 터지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이죠?
◆ 권영철> 노무현 정부 하반기에 있었던 '기자실 대못질' 사건 기억 나십니까?
◇ 김현정> 기자실 폐쇄.
◆ 권영철> 이것도 승인 취소, 재승인 취소를 하게 되면 저쪽에서는 언론 탄압이라는 프레임으로 맞서게 되지 않겠습니까?
◇ 김현정> 한바탕 난리가 날 거다.
◆ 권영철> 큰 갈등이 일어나게 될 것이고. 지금 코로나 국면에서 총력을 모아야 되는데 돌출 변수로 인해서 된 악재가 되는 거고 야당은 총선 패배해서 갈 길이 없는데 새로운 동력이 생기게 되는 거죠. 이런 것들도 아마.
◇ 김현정> 고려가 됐을 거다.
◆ 권영철> 충분히 고려했던 것으로.
◇ 김현정> 전체 회의록 같은 거 다 보셨을 거고 위원들 취재도 하셨을 텐데 고심을 진짜 많이 했다고 해요.
◆ 권영철> 정말 고심을 많이 했죠.
◇ 김현정> 그래요?
◆ 권영철> 어제 상임위 전체 회의에서도 여당 추천 위원들은 승인 취소를 주장을 하고 야당 위원들은 조건 없는 재승인을 조건을 내세우면서 공방이 벌어졌거든요. 사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렇게 공방이 벌어지면 야당 추천 위원들은 퇴장하고 정부여당 추천위원들만 남아서 표결해서 사실 관철시키는 일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통위는 끝까지 합의안을 도출했는데 팽팽하게 의견대립을 벌이니까 회의를 정회하고 비공개 간담회에서 허욱 상임위원이 좀 더 강한 조건을 부과하는 중재안을 제시해서. 그렇게 해서 재승인 합의안을 도출했습니다.
◇ 김현정> 생각해 보면 예전에는 진짜 이렇게 여당 몫, 야당 몫 위원들이 싸우다가 한쪽이 박차고 나가잖아요. 그게 늘상 있는 거였잖아요.
◆ 권영철> 항상 3:2 구조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2가 나가는 방식으로 이렇게 그냥 종결이 됐는데 이번에는 어쨌든 합의안이 나왔다.
◇ 김현정> 그러네요. TV조선은 그렇고 채널A는 취재 윤리 위반 문제가 걸려 있지 않았습니까?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 권영철> 그런데 취재윤리 위반 문제가 불거진 게 재승인 심사가 끝난 뒤에 불거졌어요. 점수가 이미 다 매겨진 상태에서. 그러니까 검찰이 또 지금 수사에 착수했잖아요. 그리고 아직 채널A 자체의 진상조사도 마무리되지 않았고.
◇ 김현정> 아직 안 끝났어요?
◆ 권영철> 네.
◇ 김현정> 발표만 안 한게 아니라 아직도 안 끝났어요?
◆ 권영철> 자체 진상조사는 진행 중이라고 하고요. 그래서 재승인을 취소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좀 빠르죠. 뭔가 근거가 있어야 되잖아요. 아직 그게 안 왔기 때문에, 결론이 안 나왔기 때문에. 그래서 방통위는 '철회권 유보'라고. 이게 수사에서 또는 재판과정에서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확인될 경우에는 재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는 철회권 유보 조건을 부과한 겁니다.
방통위는 아울러서 이번 조사가 신속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요청을 하고 자체 조사가 종료된 후에 즉시 결과를 제출하도록 그렇게 하기로 했고요. 일단 방통위는 TV조선에 대해서 11가지 조건과 8개의 권고사항을 부과했고. 채널A에 대해서도 13가지의 조건과 4가지 권고사항을 부과했습니다.
◆ 권영철> 그때 문제가 재판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된다면 청문절차를 통해서 이런 재승인 취소 절차를 밟게 되는 거죠.
◇ 김현정> 다시 밟을 수도 있다.
◆ 권영철> 그렇게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렇게 해서 TV조선과 채널A는 조건부 재승인이라는 결론이 난 건데 붙인 조건 중에 특이한 것도 있습니까?
◆ 권영철> 언론들이 주목하지 않은 권고사안이 하나 있습니다.
◇ 김현정> 뭡니까?
◆ 권영철> TV조선과 채널A의 실질적인 오너들에게 경영에서 손을 떼라고 권고한 겁니다.
◇ 김현정> 그래요? 실질적인 오너라면 누구요?
◆ 권영철> 채널A는 지금 동아일보 사장인 김재호 대표이사가 채널A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고요. TV조선은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둘째 아들 방정오 전무가 실질적인 대표입니다.
◇ 김현정> 그래요?
◆ 권영철> 2018년 11월에 초등학생 딸의 운전기사 폭언 문제. 이때 대표이사직에는 물러나고 전무직함을 유지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그때 물러나고 딱 손 뗀 줄 알았는데 전무 직함이 유지되고 있었어요?
◆ 권영철> 대표이사 전무인데 대표이사만 떼고 전무 역할은 계속 했죠. 그래서 방통위는 TV조선과 채널A에 대해서 소유 경영의 분리를 통한 방송의 독립성 강화를 위해서 최대 주주의 특수 관계자가 방송사의 사내이사를 하지 않도록 권고했거든요.
이게 권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행 점검을 하게 되고 안 하게 되면 이행 촉구를 하고 다음에는 이게 재승인 조건으로 붙어서 조건이 되는 겁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권영철> 또 한 가지는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에서 TV조선이나 채널A의 기자나 PD를 파견하는 것을 하지 못하도록 권고를 했습니다.
◇ 김현정> 조선일보, 동아일보 기자가 TV조선이나 채널A에 파견근무 못한다.
◆ 권영철> 지금 계속하고 있거든요.
◇ 김현정> 하고 있죠.
◆ 권영철> 그러면 조선일보의 시각이 TV조선으로. 동아일보의 시각이 채널A로 가게 되잖아요.
◇ 김현정> 그렇겠죠.
◆ 권영철> 이런 거를 해소해라.
◇ 김현정> 그것도 조건 중에 하나다.
◆ 권영철> 이런 조건을 달았습니다.
◇ 김현정> 그 정도면 이거를 강력한 조건이라고 봐야 돼요? 어요?
최초 승인 주주 구성 의혹이 있잖아요. MBN 문제. 이것도 TV조선이나 채널A도 방통위 심사위원회에 제출한 확약서의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질 경우에 재승인 처분을 취소할 수 있도록 조건을 부과해 놨습니다. 상당히 강력한 조치들인 겁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잘 알려지지 않은 조건들에 대해서도 얘기하셨는데 지금 채팅창에도 그러면 그 조건 중에 하나도 안 지키면 그다음에는 취소가 확실하냐. 이거 물어보시네요?
◆ 권영철> 이게 3년간 갈 거니까 다음에 재승인 취소할 수 있는 명분이 확실히 만들어지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그때도 또 조건부 재승인 이렇게 될 가능성은 없어요?
◆ 권영철> 그 점 때문에 시민사회단체가 비판을 세게 하는 겁니다. 책임을 다음 방통위로 미룬 거 아니냐. 사실 정파 저널리즘에 면죄부를 준 거 아니냐. 방통위 네가 책임지고 해야 되는데 너무 미온적인 거 아니냐 이런 비판을 강하게 하고 있는 겁니다.
◇ 김현정> 오늘 긴급기자회견을 연다면서요. 241개 언론단체인가요. 합동으로.
◆ 권영철> 시민운동에서 방송독립시민행동인데요. 특별히 뭐 그 관련 방통위원들 사퇴를 촉구하기도 하고 상당히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조건부 재승인 결정의 이모저모 왜 이런 결정을 택했는가. 깊게 취재해 주셨어요. 권영철 대기자, 한 분, 한 분 다 만나보셨을 텐데 그 위원들. 결정에 대해서 좀 찜찜해해요? 아니면 이게 최선이라고 해요. 뭐라고 해요? 개인적으로는?
◆ 권영철> 고민들을 상당히 많이 하고 있는 걸로 느꼈고요. MBN 문제가 사실 제일. 여기는 원천적인 불법이 확인된 거잖아요.
◇ 김현정> MBN.
◇ 김현정> 11월이에요?
◆ 권영철> 그러면 또 MBN의 이 문제가 채널A나 TV조선도 동일하다는 얘기가 많거든요. 최초 주주구성에 있어서 문제가 많다.
◇ 김현정> 최초 만들 때.
◆ 권영철> 그래서 그 문제들에 있어서는 앞으로 방통위가 어떻게 조사를 하느냐. 그리고 이제 좀 더 강하게 대응하지 않겠느냐고 보여지고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 권영철> 그렇게 될 경우에 승인 취소라는 어찌 보면 최초의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 그런 느낌을 갖기는 합니다. 어쨌든요. 이거는 시민사회단체가 지금 강하게 부과된 조건들이 제대로 이행됐는지 감시도 필요할 것이고요.
◇ 김현정> 그렇죠.
◆ 권영철> 또 시청자들이 이거는, 방송이나 언론은 주권자들이 사실 감시하고 해야 되는 문제가 있는 겁니다. 그런 것들이 우리가 좀 앞으로 지켜봐야 될 사항 같습니다.
◇ 김현정> 자, 여기까지 와이뉴스 듣고요. 아까 제가 예고해 드렸던 손정우 다크웹 관련된 손정우 훅 뉴스는 오늘 도저히 안 되겠네요. 여러분. 우리 전원책 변호사의 인터뷰가 길어지는 바람에 내일로 미뤄야 될 것 같습니다. 양해의 말씀 부탁드리고요. 권영철 대기자 수고하셨습니다.
◆ 권영철>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