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당선인은 영국 주재 북한 공사 출신으로, 2016년 8월 탈북해 한국으로 망명한 뒤 강연 및 저술 활동 등을 펼치며 인지도를 쌓아왔다.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강남갑 선거구에 미래통합당 후보로 전략 공천됐다.
탈북민으로는 첫 지역구 의원 당선이다. 태 당선인에 앞서 지난 19대 총선에서 조명철 전 의원이 금배지를 달았지만 당시 지역구가 아닌 새누리당의 비례대표였다.
어찌 보면 '강남은 허수아비를 세워놔도 보수가 당선된다'는 말이 입증된 셈이다. 실제 태 당선인은 당선 확정 이후 인터뷰에서도 "아직 강남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구 출신이 아니지만 1996년 15대 총선 이후 보수당 의원만 택했던 강남의 선택은 이번에도 같았다.
총선 결과를 두고 강남의 선택을 비꼬는 글도 넘쳐났다. 16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냉정시대의 수구적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넘어 태구민씨를 선택해준 강남구민의 높은 정치 의식과 기대정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라며 "강남구 전지역을 대상으로 재건축·재개발 시 의무적으로 새터민 아파트를 넣어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현재 중국의 조선족분들도 귀화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이분들의 정착지도 강남에 넣어주는 것 또한 고려해달라"며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강남 주민 여러분들의 높은 정치·시민 의식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전했다.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강남 유권자의 선택을 저격하는 글이다. 해당 글은 17일 오전 11시 현재 약 8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이 매체는 이어 "서울시 강남구 일대가 부패의 소굴로 전락한 것과 관련하여 각계층의 조소와 비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런 곳에서는 부유층들이 공개적으로 도박을 하거나 마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들도 그들의 눈치를 보며 외면하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강남구 때리기는 계속됐다. 메아리는 "4년 전 남조선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박근혜, 최순실 추문사건'의 주범인 최순실도 이곳에서 부화망탕한 생활을 하면서 특권층족속들과 박근혜를 쥐고 흔들었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보도에는 실명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점과 내용을 토대로 분석해보면 태 당선인을 향한 글이라는 것이 충분히 유추 가능했다.
한편 태 당선인은 당선 이후 "대단히 미흡한 점이 많고 아직 강남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그러나 강남 주민들은 자유와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찾아서 온 저의 용기를 보고 더 큰 일을 해보라고 저를 선택하신 것 같다. 강남 주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꼭 열심히 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