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발 하라리는 이날 KBS 개표방송 중 공개된 화상 인터뷰에서 먼저 한국의 코로나19 사태 대처를 두고 "훌륭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나라들이 한국의 방식을 배우고 싶어한다"며 "한국이 다른 국가들에게 정보를 나눠주고 전문가를 보내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해 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정치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지금은 '보건의 위기'이자 '정치의 위기'라는 것"이라며 진단을 이어갔다.
"지금 중대한 결정들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걸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정치의 영역이다. 이런 대전환기에 우리가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고 '나중에 생각하자'라고 한다면 미래에는 그만큼 어려워질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정치에 더 주목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그들의 결정에 대해 책임질 것을 압박하고 궁극적으로 더 나은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정치인들을 뽑아야 한다."
유발 하라리는 코로나19 사태와 민주주의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런 위기 상황에서야말로 민주주의의 진정한 힘이 발휘된다"며 "첫 번째 이유로는 똑똑하고 자발적인 국민은 무지해서 늘 감시당해야 하는 국민보다 위기를 잘 극복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사람들이 손을 씻게 만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화장실 앞에 경찰이나 감시 카메라를 세워두고 손을 씻지 않으면 벌을 주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좋은 교육을 통해 바이러스에 대해서, 감염 경로에 대해서 손을 씻으면 예방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것이다. 배경 지식이 있고, 그것을 믿는 국민이 있을 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그는 "민주주의가 위기에 강한 두 번째 이유는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다른 시도를 하려고 한다는 것"이라며 "다양한 목소리들이 반영되고 여러 방안들이 논의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더 좋은 정책을 채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유발 하라리는 한국의 총선에 대해 "위기 상황일수록 사람들이 민주주의 원리를 신뢰하고 투표소에 가서 소수의 관심사가 아닌 모든 구성원의 의사가 대변될 수 있도록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총선의 결과가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