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을 통과의례로 거쳐온 만큼 '대권 잠룡'들의 총선 생환(生還) 여부는 최대 관전포인트로 꼽혀왔다.
압승으로 여당의 대권후보군들은 대부분 살아돌아왔지만, 참패한 야당의 후보군들은 대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야 대표적 대권후보의 격돌로 가장 주목받았던 종로에서의 격돌은 이낙연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더불어민주당 이 후보는 개표가 진행된지 3시간만에 당선을 확실시했다.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1,2위를 달리며 유력 잠룡들이었지만 제대로된 승부도 벌이기 전에 끝난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번 당선으로 대권으로의 탄탄대로를 달리게 됐다. 이 후보는 원내에 진입한 만큼 당내 지지기반을 착실히 닦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패배한 통합당 황 후보는 치명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황 후보는 패배 후 당대표 자리를 내려놔야했다.
여당이 압승하면서 대권 후보군들도 대거 생환했다.
제2의 노무현으로 불리며 경남 지역에서 손 꼽히는 유력 정치인인 김두관 후보(경남 양산을)도 살아 돌아왔다.
여권의 모든 대권 후보들이 살아돌아온 것은 아니다.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며 대구에 뿌리를 내렸던 김부겸 후보가 통합당 주호영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대선가도에 치명타를 입게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거치며 대선을 향해 꾸준히 달려왔지만, 차질이 생긴 셈이다.
부산 부산진갑의 김영춘 후보도 초접전 끝에 패배하며 원내 재진입에 실패했다.
야당의 대표적 대권 잠룡들은 이번 총선에서 치명타를 피하지 못한 모습이다.
통합당 원내대표를 거치며 존재감을 키워온 나경원 후보도 이번 총선에서 패배했다.
보수야권에서 대권 후보군들이 전멸한 것은 아니다.
공천 갈등 끝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후보가 대구 수성을에서 살아돌아왔다. 홍 후보는 다시 통합당으로 입당해 당 개혁 작업 등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에서 컷오프되고 무소속으로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출마한 김태호 후보도 생환했다.
총선에서 후보로 나서지 않았지만, 지원전에 나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통합당 유승민 의원의 경우도 각 당의 선거 결과가 차기 대선 가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 유세전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한 만큼 임 전 실장도 여당의 압승의 덕을 볼 것으로 보인다.
대권을 꿈꾸는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도 이번 총선은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장의 측근들이 얼마나 당선돼 원내에 입성하는지도 대선가도의 주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경우, 측근들이 대거 국회에 입성하면서 대선행보에 긍정적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현역의원이었던 기동민(서울 성북을), 박홍근(서울 중랑을) 등이 수성한 데 더해 김원이(전남 목포), 천준호(서울 강북갑), 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 등이 당선됐다.
반면, 이재명 경기지사의 측근들은 국회 입성에 대거 실패한 모습이다. 정성호(경기 양주) 후보를 제외하고는 애초에 모두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성적이 좋지 않은 모습이다. 앞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조계원 전 경기도 정책수석, 임근재 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제부문 이사 등은 경선에서 탈락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