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개헌선 붕괴’ 주장…판세인가, 엄살인가

통합당 4·15 총선 이틀 앞두고 '개헌저지선' 위기론
박형준 "위태롭다" 반면 김종인 "엄살이다" 일축
지역구 80석 이견, 실제 분석은
개헌 저지선, '읍소' 전략 일환 무게
총선 참패 실질적 기준…개헌저지선 아닌 국회선진화법

미래통합당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0일 경기 고양시 주엽역 앞에서 경기 고양시정 김현아, 경기 고양시병 김영환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를 마친 뒤 시민들과 인사하는 모습.(사진=박종민 기자)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을 이틀 앞두고 '개헌저지선'(100석)이 위태롭다며 '위기론'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통합당이 공식 선거운동 이후 개헌저지선 미만을 꺼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체 조사 결과 지난 주말(11~12일) 사이 판세가 기울었다는 설명이다. 내부에선 '지역구 80석' 예상도 나온다. 하지만 이같은 분석이 '엄살'일 가능성이 높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당내에선 '위기론'과 '반전론'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흡수라는 두마리 토끼를 두고 막판까지 당의 전략이 우왕좌왕한 양상이다. 일각에서는 개헌저지선 보다 국회 선진화법 기준 의석이 총선 승패를 가늠할 수 있다는 기준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통합당 막판 '개헌저지선 미만' 위기론…김종인 "엄살" 일축

통합당 박형준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13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대로 가면 개헌저지선도 위태롭다"며 위기론을 꺼내들었다.

개헌저지선은 국회에서 헌법개정안 통과를 막을 수 있는 의원의 숫자(3분의1)를 말한다. 현행 300명인 의원 수를 감안하면 저지선은 100명이다.

박 위원장은 "주말(11~12일)에 자체 여론조사나 판세 분석을 해보니 너무나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통합당은 지난 17일쯤 3차 판세 분석을 마쳤다. 당시 예상 의석수는 123~124석 정도였다. 하지만 차명진 후보(경기 부천병) '막말' 및 솜방망이(탈당 권유) 징계 후폭풍으로 지난 주말 사이 지지율이 대폭 빠졌다는 설명이다.

통합당 한 핵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역구 80석, 비례 의석(15~18석 예상)을 합쳐도 100석이 안되는 위기 상황"이라며 "젊은층, 특히 30~40대가 대폭 빠졌고 수도권 뿐만 아니라 영남권까지 일부 이탈이 나왔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이같은 주장이 '엄살'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무엇보다 당 선거판을 지휘하는 김종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충북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지역구 80석', '개헌 저지선 확보가 어렵다'는 관측과 관련 "누가 그런 얘기를"이라며 "엄살 떠느라고 그랬겠지"라고 일축했다.

김 위원장은 또 "그런 얘기 다 부질 없다"며 "결과 보고 얘기해야지. 이런저런 얘기해봐야 (소용없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0일 진행된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서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황교안 대표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심재철 원내대표, 박형준 전 혁신통합추진위원장, 신세돈 전 숙명여대 경영학부 명예교수가 포즈를 취하는 모습.(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지역구 80석? 실제로는…총선 참패 기준은 '국회 선진화법'
이렇듯 당내에선 '개헌 저지선 미만'에 대한 이견이 계속 펼쳐지는 양상이다. 다만 판세 조사를 한 핵심 실무자는 통화에서 "80석은 아니다"라며 "실제로는 120석 정도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역구 80석은 실제 따져보면 '비현실적'이라는 설명이다. 통합당의 '텃밭'인 영남권만 하더라도 부산·울산·경남(PK)은 40석, 대구·경북(TK) 25석으로 총 65석이다. 당내에선 60대 초반 의석을 내다본다. 이 경우 80석이 되려면 수도권(총 121석)에서 10석 안팎, 충청권(총 28석) 및 강원권(총 8석)에서 10석 안팎의 '초토화' 된 성적을 거둬야 한다.

'옥새 파동'이 일었던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은 지역구 105석을 얻었다. 이중 수도권은 35석, 충청권은 11석, 강원권은 6석이다. 당 선대위 내에서는 "아무리 망쳐도 20대 총선 이상 성적표를 거둘 것"이라고 꾸준히 관측한 바 있다.

선대위 한 관계자는 "개헌 저지선이 뚫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판단은 아직 이르다"며 "일부 열세로 돌아선 곳도 있지만, 수도권 부동층 움직임이 아직 크게 없다"라고 밝혔다. 수도권의 경우 강남권(총 8석)이 든든한 우군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계산도 있다.

결국 '개헌 저지선' 위기론은 최근 당에서 불거진 '차명진' 논란 등을 희석시키는 동시에 선거 막판 '읍소' 전략의 최대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여권의 '180석 획득설'을 '자만'이라고 공세를 펴면서, 반대급부로 지지층 결집 및 동정론 확대를 위해 이를 꺼내들었다는 시각이다.

다만 당내에서 '원 보이스'가 이뤄지지 않으며 전략은 다소 통일되지 않는 양상이다. 차명진 '징계'를 두고 우왕좌왕 했듯, 선대위 차원의 '엇박자'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총선 패배 기준은 '개헌저지선'이 아니라 '국회선진화법' 의석에 달려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쟁점 법안은 재적의원 5분의3(180석) 이상이 동의해야만 본회의 상정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범여권이 180석을 넘긴다면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이 현실화 되며, 실질적인 '총선 참패'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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