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박사 VIP방' 추적 위해 '위커 메신저' 집중 수사

조주빈 'VIP방'은 위커에서 운영된 정황…서울청이 추적
경찰 본청도 위커 전반 '성착취물 유통 실태' 연구
"운영자와 마찬가지로 회원들도 일일이 조사…시간 걸려"

(사진=연합뉴스)
여성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박사방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주범 조주빈(24)이 온라인 메신저 위커(Wickr)에서 따로 관리했다고 알려진 고액 유료 회원방(일명 VIP방)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9일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특수본)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박사 VIP방' 수사를 진행하면서 위커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위커에서 조주빈의 고액 회원방이 운영됐는지 여부에 대해 서울청에서 확인 중에 있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이보다 폭 넓게 위커를 거점 삼은 성착취 영상 유포 실태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박사 VIP방'이 해당 메신저에서 따로 운영돼 왔다는 정황을 포착해 보도했다. 조주빈은 지난해 11월쯤 "텔레그램이 시끄러워짐에 따라 검증된 분들만 데리고 간다"면서 "3단계 극강보안 <위커방> - 구글마켓 및 앱스토어에서 Wickr 메신저 다운받고 아이디 알려주세요. 가격은 150만원"이라는 공지글을 게시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주빈은 박사방이 텔레그램 내에서 유명해지고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입장료를 올리며 보안이 뛰어난 위커로 갈아 탄 것으로 추정된다. 위커는 텔레그램 보다 보안이 더 뛰어난 미국산 온라인 메신저로, 가입할 때 전화번호 등 실명 인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는 익명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이번에 '박사 VIP방'의 실체가 드러날 경우, 박사방 유료회원들을 추적하고 있는 경찰의 수사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본 관계자는 유료회원 수사 상황과 관련해 "회원 수사도 운영자와 마찬가지로 한 사람, 한 사람 불러 똑같이 조사해야 한다"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울러 최근까지 전국 경찰이 검거한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 가운데 공직자나 사회지도층 인사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수본은 9일 기준으로 박사방,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 사건 274건을 수사해 221명을 검거했으며 이 가운데 32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주빈이 운영한 '박사방', 텔레그램 닉네임 갓갓과 로리대장태범이 각각 운영한 'n번방'과 '프로젝트 n방' 등 세 건의 대표적 성착취물 제작·유포 사건과 관련해 검거된 인원은 117명에 달한다.

해당 방에서 내려받은 성착취 영상 등을 재유포한 이들도 다수 검거됐으며, 피해자 의사에 반해 촬영한 성관계 영상을 지인들끼리 돌려보거나 '몰래카메라' 영상을 내려 받아 유포한 사람들도 검거 대상이 됐다.

검거자 연령대로는 20대가 103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0대도 65명에 달했다. 50대 이상은 6명이었다. 경찰은 성착취물 제작·유포에 관여한 미성년 피의자의 경우 신상공개 검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가운데 경찰이 인적사항을 확인한 이들은 58명인데, 이 중 10대가 30명으로 전체의 절반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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