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번질라'…통합당, 막말논란 김대호 제명 '초강수'

3040 폄하논란 수습되는 듯했으나
하루 만에 "나이 들면 장애인 된다"
60대 이상 자극 않으려 바로 가닥
김대호 "폄하 아냐"…법적대응 검토

미래통합당 4·15 총선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세대 비하' 등 말실수 논란을 연달아 일으킨 서울 관악갑 김대호 후보를 끝내 제명하기로 했다. 더 이상의 확전을 막으려는 특단의 조치다.

다만 김 후보는 발언 취지가 곡해됐다며 당 차원의 징계를 막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통합당은 8일 오전 당 윤리위원회를 열어 김 후보에 대한 제명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김 후보는 현역 의원 등 선출직 신분이 아니기 때문에 윤리위에서 당원 지위를 박탈하는 것 만으로 4·15 총선 후보직을 잃을 수 있다.

제명이 될 경우 선거법상 당적 이탈로 후보등록 자체가 무효가 된다. 그럴 경우 현재로서는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하다.

국회의원 후보자가 당의 제명으로 후보 지위를 상실하는 건 통합당 창당 이후 처음이고, 우리 정당사를 통틀어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동성애 혐오' 공약을 내걸고 출마했던 정의당 전남 광양시의원 후보가 당에서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던 사례가 있지만, 사퇴가 이뤄지진 않았다.


김 후보는 전날 한 지역방송 토론에서 "장애인들은 다양하다. 1급, 2급, 3급, …. 나이가 들면 다 장애인이 된다"고 주장했다. 지역 내 장애인 체육시설 신설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었다.

김 후보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원칙은 모든 시설은 다목적 시설이 돼야 한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이 사용하는 시설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이 특정 세대 비하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는 점, 공직 후보자로서 장애 인권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안팎의 비판이 거셌다.

특히 김 후보는 전날에도 "60, 70대에 끼어있는 50대들의 문제의식에는 논리가 있다. 그런데 30 중반, 40대는 논리가 아니다. 거대한 무지와 착각"이라고 말해 빈축을 샀다.

해당 발언이 특정 세대 폄하라는 논란이 일자 그는 스스로 '사려 깊지 못한 경솔한 발언'이라며 머리 숙여 사과했었다.

이때만 해도 당은 문제 소지를 인정하면서도 김 후보에 대한 징계 논의에는 선을 그었었다.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은 7일 아침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후보자가 자진사퇴하기를 바라느냐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에 "그런 희망을 가질 수 있지만 선거 후보라는 사람들이 여러 노력을 해서 후보가 된 마당에 사퇴가 쉬울 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언급했었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종로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6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거리에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함께 선거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그러나 비슷한 실수가 하루 만에 다시 나오자 당 입장에서는 가뜩이나 중도 표심을 잃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불이 더 커지지 않도록 진화에 나선 것이다.

특히 선거를 8일 앞둔 시점에서 당 핵심 지지세력인 60대 이상을 더 자극하지 않기 위해 제명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사실을 곧바로 언론에 알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후보는 "노인 폄하는커녕 노인 공경 발언"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말실수가 있다면 "(장애인이) '됩니다'가 아니라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이라면서도 "악의적 편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는 "소명 절차가 있으면 윤리위에 출석하겠지만 당에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며 "정말 부적절한 사람을 징계해야 권위가 살지 이렇게 징계를 하면 당 지지율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후보는 재심 청구나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 등을 통해 윤리위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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