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답게 서울에는 빅매치와 경합지역들이 즐비하다. 여야 잠룡들의 전쟁(더불어민주당 이낙연 vs 미래통합당 황교안)이 벌어지는 '정치 1번지' 종로부터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대결이 펼처지는 광진을, '판사대전'(민주당 이수진 vs 통합당 나경원)이 벌어지는 동작을 등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이 서울 지역구 49곳 중 35곳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 사수를 넘어 추가 의석을 노리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서울의 '보수 텃밭'을 탈환한다는 계획이다. 강남을과 송파을.병, 용산 등을 되찾으며 보수 재건의 발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격전지는 모두 12곳 정도로 요약된다. 양당 모두 승리를 장담하지만, 실제로는 막판까지 접전이 예상된다.
◇ 與 '강북 싹쓸이, 강남 수성' vs 野 '강남 탈환, 강북 수성'
민주당은 강북에서 통합당 지역구 2곳(강북갑, 도봉을)을 빼앗고 강남에서 현재 지역구를 지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반면 통합당은 보수 텃밭인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중 강남을과 송파을을 탈환하고, 강북 지역구 2곳을 지킨다는 전략이다.
강북 지역부터 살펴보면, 강북갑에 민주당 천준호 후보와 통합당 현역 정양석 후보가 맞붙고, 도봉을에서는 민주당 오기형 후보와 통합당 현역 김선동 후보가 자웅을 겨룬다.
민주당은 강북갑과 도봉을이 애초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국민의당 후보들이 이 지역에 출마하면서 표가 분산돼 지역구를 내줬지만, 지금은 사실상 민주당과 통합당 양당 구도인 만큼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통합당은 일단 두 후보 모두 현재 지역구를 지키는 현역 의원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있다. 현역 의원으로서 지역 내 인지도가 높고 조직관리도 용이하다는 얘기다. 또 정양석 후보가 호남 출신인 점도 민주당의 표를 빼앗아올 요소라고 보고 있다.
용산은 강북에 위치해 있지만, 민주당이 수세에 몰리는 분위기다. 애초 보수성향이 강한 곳인데,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 소속으로 당선된 후 민주당으로 이적하면서 민주당 지역구로 된 상태다. 진영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한다.
이곳에서는 민주당 강태웅 후보와 통합당 권영세 후보가 경쟁을 하고 있다.
강남으로 넘어가게 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민주당은 '수비', 통합당은 '공격'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을과 양천갑이다. 두곳 모두 부동산 문제가 지역 쟁점이어서 상대적으로 부동산 규제에 무게를 두는 민주당이 열세라는 의견이 많다.
강남을에서는 민주당 현역 전현희 후보와 통합당 박진 후보가, 양천갑에서는 현역 '친문' 황희 후보와 통합당 송한섭 후보가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현역 프리미엄'과 각 후보들의 개인기량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전 후보는 치과의사와 변호사 자격증을 보유하면서 국회의원까지 당선된 '고스펙'을 앞세워 강남구민들에 지지를 호소할 수 있고, 황 후보는 도시공학을 전공한 '부동산 전문가'인 만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로 보고 있다.
하지만 통합당에서도 인물 경쟁력을 높게 보고 있다. 송 후보는 서울대 의대 출신의 검사로 '고스펙'을 자랑한다. 박 후보는 과거 종로에서 3선을 했던 만큼 무게감과 안정감을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또 강남을과 양천갑 모두 통합당의 텃밭이라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
강북갑 현역 통합당 정양석 후보에 민주당 천준호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애초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데, 정양석 후보가 두 차례 당선되는 성과를 냈던 곳이다.
도봉을 역시 민주당이 유리한 지역구로 불리는데, 통합당 김선동 의원이 지난 20대 총선에서 승리한 곳이다. 민주당은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 표가 분산돼 김 의원에게 패배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김선동 의원의 대항마로 민주당 오기형 후보가 뛰고 있다.
영등포갑은 이곳에서만 재선을 했던 민주당 현역 김영주 의원과 통합당 문병호 후보가 맞붙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지낼 만큼 경륜을 갖춘 의원이라는 점에서 승리를 기대하지만, 통합당은 문 후보가 민주당 소속으로 재선 의원을 했던 만큼 민주당 표를 빼앗아오면서 역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박빙 지역에서 겉으로는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곳으로 광진을과 동작을, 송파을, 중구.성동을, 동대문을, 강동갑 등 6곳을 꼽는다.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지지만 오차범위 내 접전을 이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먼저, 광진을은 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통합당 오세훈 후보 간 대결이다. 고 후보는 청와대 대변인을, 오 후보는 서울시장을 지낸 바 있다.
고 후보는 청와대 대변인 이력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의 대리인 성격을 갖는 반면 오 후보는 야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인물로, 두 사람 대결은 '청와대 vs 야권 잠룡'로 요약되기도 한다.
대부분 여론조사에서는 고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소폭 앞서고 있다.
동작을은 수원지법 부장판사 출신인 민주당 이수진 후보와 통합당 나경원 후보가 붙는다. 나 후보 역시 판사 출신이다.
인지도 측면에서는 나 후보가 월등히 앞서는 상황이지만, 흑석동에 젊은층 인구가 늘어나는 점은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많은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나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조금 앞선다.
송파을은 민주당 최재성 후보와 통합당 배현진 후보 간 '리턴매치'다. 두 사람은 지난 2018년 보궐선거에서 자웅을 겨룬 적이 있는데, 당시에는 최 후보가 큰 차이로 이겼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엎치락뒤치락하며 어느 한쪽이 유리하다고 단언하기 힘든 상태다.
동대문을은 3파전으로 치러진다. 민주당 장경태 후보와 통합당 이혜훈 후보, 무소속 민병두 후보가 경쟁 중인데, 장 후보와 이 후보가 경합 상태고, 민 후보는 3위로 쳐진 상태다.
민 후보는 선거 막판 불출마를 결심할 가능성이 있다. 민 후보 측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중구.성동을은 민주당 박성준 후보와 통합당 지상욱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고 있다.
강동갑도 격전지로 떠오른다. 민주당 진선미 후보가 현역 의원으로 있지만, 통합당 이수희 후보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로이슈가 데일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4일부터 5일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자세한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가 47.5%, 진 후보는 41%로 나왔다.
민주당은 젊은층 인구가 많은 광진을과 동작을, 상승세에 있는 동대문을, 송파을에서 조심스럽게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강동갑은 진 후보가 현역 의원답게 수성할 것으로 보고, 중구.성동을도 전반적인 수도권의 상승세와 함께 빼앗아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통합당은 강남벨트 지역을 석권할 것으로 보고 격전지인 광진을과 동작을, 동대문을 등을 뺏어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현역 의원이 지키고 있는 도봉을, 강북갑 등을 지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밖에 코로나19 이슈에 가려진 경제 실정을 드러내 정권심판론을 드러내면 '샤이보수'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여권의 잠룡 1위 민주당 이낙연 후보와 야권의 잠룡 1위 통합당 황교안 후보의 대결은 대표적인 빅매치로 불리지만, 현재까지는 이 후보의 우세가 계속되고 있다.
모든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황 후보를 이기는 상황이다. 막판 추격의 불씨를 살리는 황 후보는 선거 진두.지휘 역할을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에게 넘기고 종로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
구로을은 민주당 윤건영 후보와 통합당 김용태 후보가 대결을 펼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았던 윤 후보와 3선 현역 김 후보의 대결도 손꼽히는 '빅매치'지만,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는 상황이다. 이 지역에는 무소속 강요식 후보도 뛰고 있다.
강서을 '청와대 식구'들 간의 경쟁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진성준 후보(전 청와대 정무비서관)과 통합당 김태우 후보(전 청와대 특감반원)의 대결이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진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김 후보를 이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