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경희대에 따르면 직장인 A(58·여)씨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최근 경희대에 100만원을 기부했다. 2014년부터 기부를 시작한 A씨가 지금까지 경희대에 전달한 돈은 1천100만원이다.
A씨가 경희대에 기부하게 된 것은 40여년 전 자신이 살던 강원도 산골 마을에 찾아와준 대학생 언니·오빠들에 대한 고마운 기억 때문이다.
경희대 봉사동아리 '바인'은 1971년 강원도 원주시에 있는 한 초등학교로 봉사활동을 갔다. 당시 A씨는 이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봉사동아리 단원들은 마을에 사는 학생들에게 글짓기와 노래, 율동 등을 가르쳐 주고 성탄절에는 산타클로스로 분장해 선물을 나눠주는 등 봉사 활동을 했다. 전화기나 텔레비전도 없던 벽지에서 대학생 언니·오빠들의 봉사는 A씨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한다.
세월이 흘러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당시 기억을 잊지 못한 A씨는 2014년 경희대를 찾아 봉사 동아리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써달라며 500만원을 기부했다. 이후에도 매년 100만원씩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A씨는 "그때 봉사 동아리 대학생들이 없었다면 산골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살았을 것 같다"며 "가끔 먼발치에서 경희대 캠퍼스를 볼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특별히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써달라고 당부하면서 대학에 기부금을 전달했다. 그는 "옷 한 벌 덜 사 입으면서 모은 돈일 뿐"이라며 "적은 돈이지만 코로나19로 고생하는 대학에 작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40여년 전 학생들의 봉사를 아직도 잊지 않고 기부해주시는 뜻이 깊다"며 "코로나19 사태로 방역 비용 등 대학에 지출이 많은데, 기부자의 뜻대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기금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