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취재진이 찾은 강릉 성남시장. 2달여 전 취재진이 찾았을 때와 달리 시장 곳곳에서 '코로나 감염증 예방'을 알리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던 초기에도 관광객들로 다소 붐볐던 닭강정 가게 앞에는 한두 명의 사람들만 보일 뿐 한산한 모습이었다.
성남시장에서 치킨을 판매하는 김경애(49) 사장은 취재진과 만나 "아침 8시 30분에 출근해서 오후 3시에 첫 판매를 하는 때도 있을 만큼 매출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여기서 끝날까 싶었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2주 더 연장됐다는 소리를 들으니 그저 한숨이 나온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상인 최모(62) 사장은 "물론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경제를 생각한다면 소비도 이뤄지고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게 안 이뤄지니 걱정이 크다"며 "요즘 관광객들이 동해안 지역에 많이 온다고 해도 그냥 바다만 보고 갈 뿐 사람들이 몰리는 시장으로는 잘 오지 않으니까 저희는 불만이 많다"고 성토했다.
시장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백석연(66) 사장은 "일단은 정부의 방침을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매출에 큰 타격이 계속 이어지면서 육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으로 너무 피로하고 지칠 것 같다"며 "현재 단축 근무를 하며 이 상황을 헤쳐나가려 하는데 직원들을 다 안고 가야 한다는 압박감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상인 최대복(49)씨는 "지금 저희는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며 아무래도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타지 분들도 많이 오셔야 하는데, 현 시국이 시국인지라 무조건 다 반길 수도 없고 안 오면 안 오는 대로 서운하고.. 여러모로 복잡한 마음"이라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다.
전례 없는 감염증에도 꾸역꾸역 영업을 이어나가는 상인들의 표정에서는 '초연함'마저 엿보였다.
경포해변 인근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이모(60) 사장은 "관광객들 자체도 많이 줄었지만, 문제는 오시는 관광객 대비 손님들은 더 떨어졌다는 것"이라며 "아무래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면서 손님들이 바깥에서 바다를 감상하시긴 해도 식당 안에 들어오려고 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그래도 영세한 식당보다는 규모도 커서 일정 정도 거리를 두고 식사를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손님들이 오지 않으셔서 가게를 계속 운영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들 정도"라며 "지금 학사 등 모든 일정이 다 미뤄진 만큼 여름휴가도 줄어들 텐데, 여름 성수기 매출 타격이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고 고개를 저었다.
상인들은 한목소리로 "지난 주말에는 벚꽃을 구경하러 온 차들로 주차장이 빼곡하게 채워졌지만, 매출에는 아무런 영향을 받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필요하지만,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어 고심이 크다"며 "'뾰족한' 대안을 내놓고 있지는 못하지만, 긴급재난지원 방안을 세우는 등 자구책을 마련한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