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성 쓰러져 발견된 'A신도시' 상가건물 가보니…

신도시 가장 끝에 위치한 학원 많은 건물
'약물 투약' 휘성에 쏟아진 이례적 동정여론

가수 휘성이 발견된 상가건물 화장실 (사진=송정훈 기자)
"여기예요? 여기에서 왜 했지…"


6일 오후 2시 수도권에 위치한 A신도시의 D건물 앞. 아이들과 함께 학부모들이 건물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한 학부모 손에는 코로나19를 대비한 마스크 2장이 쥐어져 있다. 학부모는 '휘성이 발견된 곳이 이 건물이라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몰랐다. 여기가 A신도시 끝이라 저녁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랬나"고 놀란 모습을 보였다.

가수 휘성(본명 최휘성·38)은 지난달 31일부터 두 차례 서울 송파구(상가건물)‧광진구(레지던스 호텔) 등지에서 수면유도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 투약상태로 발견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휘성이 발견된 화장실에는 두 번 모두 주사기와 에토미데이트 약병이 놓여있었다. '에토미데이트'는 프로포폴과 유사한 수면유도 마취제의 일종으로 마약으로는 분류되지 않는다. 즉 마약류가 아닌 전문의약품(의사 처방이 필요한 약물)이기 때문에 허가 없이 판매한 사람만 약사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는다.

가수 휘성이 발견된 상가건물. A신도시 가장 끝에 위치해 있다. (사진=송정훈 기자)
상가에 학원이 가장 많은 모습 (사진=송정훈 기자)
◇OO수학, OO소아청소년과…'불법거래' 상가건물은 학원 상가

D건물 외벽에는 'OO수학', 'OOOOO 미술' 등 대부분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학원간판이 부착돼 있었다. 층별 안내판에도 학원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외에 소아청소년과, 분식집, 키즈카페 등도 보였다.

건물에는 엄마의 손을 잡은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여럿 드나들었고, 건물 앞에는 어린이들이 타는 작은 자전거들이 세워져 있었다. 해당 상가의 약국에서 공적마스크를 구매한 것으로 보이는 한 학부모는 '가수 휘성이 왜 이곳을 거래장소로 택했을까'라는 물음에 "최근 코로나19 때문에 평소처럼 학생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저녁에는 소아과, 약국 등도 문을 닫으니 인적이 더 드물다"고 전했다.

실제 이 건물은 A신도시 가장 끝에 위치해 있고 소아과 등 병원은 7층 건물의 3층부터 입점해 있었으며 오후 8시 이후엔 대부분 문을 닫았다. 또한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건물을 출입하는 어린이와 학생들이 줄어서인지 분식집 등도 문을 닫은 상태였다.

휘성은 지난달 31일 오후 8시 이 상가 앞에서 '에토미데이트'를 구매했고 8시 30분께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화장실은 현재도 개방돼 있어 누구나 사용가능했다.

다만 건물 뒤편에는 호프집과 꼬치구이, 치킨집들이 있어 저녁에도 주위 아파트에 거주하는 가족들이 자주 오가는 모습이었다. 휘성이 발견된 상가건물 화장실 역시 호프집을 이용하는 고객이나 종업원들이 자주 이용하는 곳으로 약물 불법구매 30분 만에 약물에 취한 채 발견된 것도 이용자들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상가 건물 앞 어린이 자전거가 세워져 있다 (사진=송정훈 기자)
◇두번째 투약 장소…대학가 인접한 대형 레지던스 호텔

휘성이 두 번째로 약물을 투약한 장소는 광진구에서 가장 규모가 큰 B레지던스 호텔이다. 이 호텔은 대학가와 백화점이 인접해 있어 이용객이 상당한 서울 중심가의 역세권 중 한 곳으로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시니어타운도 보유하고 있다.

해당 호텔은 숙박서비스는 물론 결혼식 등 각종 행사들을 진행할 수 있는 연회장, 피트니스 등의 시설도 있어 투숙객이 아니라도 사용가능한 공용화장실은 많다. 휘성은 2일 밤 9시15분쯤 이 건물 1층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또한 호텔 입구엔 거리쉼터가 조성돼 있었고, 커피전문점도 많아 호텔 이용객이 아니라도 많은 사람이 드나들었다.

호텔 관계자는 '휘성이 평소 이 호텔을 자주 찾느냐'는 물음에 "답변할 것이 없다"고 했다.

(사진=온라인 캡처)
◇'약물 투약' 휘성에 쏟아진 이례적 반응

최근 가수 휘성 사건과 관련해 누리꾼들로부터 이례적으로 '동정'여론도 나오고 있다. 보통 연예인의 마약‧불법약물 사용 등의 사건에선 비난‧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이번 사건에선 비난‧비판 여론과 함께 휘성 '동정 여론'도 상당한 것이다.

이같은 동정 여론은 최근 휘성의 소속사 리얼슬로우컴퍼니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휘성은 아버님의 갑작스러운 작고와 함께, 일하던 지인의 연이은 사망 그리고 작년에 얽힌 힘들었던 사건들로 인하여 감당하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밝힌 입장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휘성의 부친이 운행한 택시에 직접 탑승한 적이 있다고 밝힌 한 누리꾼(elly****)은 "휘성씨. 고인이 되신 아버님께서 운행하시는 택시를 탄 적이 있어요. 얼마나 아들 자랑을 많이 하시던지, 아들 이야기만 하시다가 나중에 요금 내고 내릴 때 되니 자기 아들이 휘성이라고 하시더라고요. 힘드시겠지만 치료 잘 받으시고 아버지 생각해서라도 마음 강하게 먹고 꼭 극복하세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해당글은 1000개가 넘는 좋아요(공감)을 받았다.

지난 2018년 5월 26일 세상을 떠난 휘성의 부친은 2014년 KBS2 '불후의 명곡'에 휘성과 함께 출연해 듀엣무대로 우승을 차지하며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휘성 관련 기사엔 현재도 "나쁜생각 하지말고 정신과 치료 받으세요"(yyyh****), "시간은 흐르고 지난날을 편하게 얘기하는 날이 꼭 와요. 지금 시간들, 잘 견디길바랄께요"(zia1****), "제발 혼자 두지마세요. 휘성 힘내세요"(pjy****) 등의 동정여론과 함께 "왜 이렇게 동정하는 사람이 많아?"(hee9****), "누구는 욕하고 누구는 불쌍하다 감싸고 뭔 기준이냐"(vlwk****) 등의 비판 댓글도 줄이어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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