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교도소"…보수 유튜브 '막말' 무리수 왜?

총선 앞두고 쏟아내는 막말 등 도마 위
'지지층 결집' '존재감 부각' 등 노림수
'불안감 표출' 분석…"득 될지는 모르겠다"

지난 31일 공개된 미래통합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서 진행자 박창훈씨가 발언하고 있다. 박씨는 이 방송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임기 끝나고 나면 교도소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말해 막말 논란을 낳았다. (사진=해당 방송 화면 캡처)
4·15 총선을 앞두고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들이 자극적인 막말·음모론 등을 쏟아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여기에는 지지층 결집 외에도 보수진영 안에서 존재감을 알리려는 선명성 부각 의도가 숨어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선거전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지에 놓인 진영 내부 불안감이 막말 등으로 표출된다는 분석도 있다.


미래통합당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교도소 무상급식' 발언으로 막말 파문을 불렀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오른소리'에서 진행자 박창훈씨는 문재인 정부 비핵화 정책을 비판하면서 "임기 끝나고 나면 교도소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을 먹이면 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거센 후폭풍을 낳자 미래통합당 박형준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이튿날인 1일 공식 사과했다.

정치학자인 이나미 한서대 동양고전연구소 연구위원은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보수 유튜브 채널들의 막말 수위가) 심해질 텐데, 그것이 득으로 돌아올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국 보수주의 역사와 이념적 특징 연구에 천착해 온 이 연구위원은 "이러한 현상은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한편 진영 내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려는 노이즈 마케팅 같은 것"이라며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선명성 경쟁이 벌어지고 있을 텐데, 막말이더라도 인구에 회자되면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노림수"라고 봤다.

이어 "현재 여당이나 진보 지지층이 볼 때 이는 '원래 그러려니' 하는 인상만 줄 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표심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보수진영 내부용인 셈"이라고 부연했다.

같은 맥락에서 언론학자인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역시 "선거를 앞두고 막말로 지지층을 결집하고 표심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은 그들의 고전적인 선거 전략"이라며 "그것이 유튜브 등 온라인 매체와 만나면서 막말은 물론 왜곡·과장된 가짜뉴스 형태로 지지층 사이에 널리 확산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자극적인 막말 등이 특별한 정치적인 성향을 지니지 않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라는 기대감도 있을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비난을 받든, 법적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든 무조건 (관련 영상을) 확산시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사태 국면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는 와중에 보수 유튜브 방송들이 코로나19 관련 루머와 음모론을 앞다퉈 내놓는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한 예로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를 진행하는 신혜식씨는 지난달 19일 방송에서 배우 문지윤의 사망을 언급하면서 "(문지윤의 사인은) 우한폐렴(코로나19)이라는 얘기가 지금 돌고 있다"며 "지금 알게 모르게 이렇게 연예인까지도, 이렇게 멀쩡한데 그냥 한 방에 가는 거다. 이런 사람들이 한둘이겠나"라고 말했다.

앞서 문지윤 소속사에서 사인은 코로나19가 아닌 급성 패혈증이라고 밝혔음에도 '정부가 확진자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는 뉘앙스를 품은 가짜뉴스를 유포한 셈이다.

최 교수는 "우위를 점한 사람은 무리수를 두지 않고, 오히려 언행을 조심하게 된다"며 "쫓아가는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지는 만큼 자극적인 요소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막말 등에 의존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불안하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도 "중장년층 사이에서 유튜브 등으로 공유되는 가짜뉴스의 영향력은 상당히 강하다. 유튜브 방송은 이미 정규방송을 잠식한지 오래"라며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선진국과 비교해도 대처를 잘했다는 평가를 얻어 문재인 정부 지지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희망적이지 않은 보수진영 입장에서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막말 등에 의존하려는 경향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