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상태나 다름없는 항공업계가 신호탄을 쐈다. 이스타항공은 3일부터 희망퇴직을 받는다. 직원 1680명 가운데 45%인 750명가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5월 말에는 정리해고에도 들어가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수하물과 기내 청소 등을 맡은 항공사 하청업체 가운데는 직원 50여명에게 해고를 이미 통보했거나 희망퇴직으로 인력을 50% 줄이기로 한 곳도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인천공항과 영종도를 특별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해 한시적으로 해고금지 조처를 내려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공항면세점과 호텔 등 관련 업계 근로자들도 해고 통보를 받거나 본사 직원들마저 급여의 일부만 받는 상황이다. 여행업계는 주3일제와 전직원 유급휴가 등 긴급처방으로 버티고 있지만 중소여행사는 하루 3~4개꼴로 폐업 도미노다.
자동차 업계도 구조조정 바람이 분다. 한국지엠은 최근 팀장급 임금 20% 지급을 유예하기로 했고, 르노삼성차는 상시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 중이다. 부품업체들도 공장 가동 중단에 이어 실업쇼크가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공장이 가동을 멈추자 일감이 더욱 감소한 자동차 부품업체 가운데는 생산직의 3분의 1을 내보내고, 관리직도 교대 근무 중인 곳이 생겼다.
직장갑질119가 지난 3월 들어온 제보 3410건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관련 무급휴가, 해고‧권고사직, 연차강요와 임금삭감 등이 37.3%(1219건)을 차지했다. 특히 해고‧권고사직 비율이 3월 첫주 8.5%에서 넷째주 27.0%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직장갑질119 박점규 운영위원은 "코로나발 해고대란이 닥치고 있다는 게 통계로 확인됐다"며 "해고‧권고사직의 일시중지와 계약‧파견‧하청‧특수고용직 휴업급여 지급, 모든 실업자 실업급여 지급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