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를 포함해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1일 266명 증가해 3207명이 됐다. 하루 확진자로는 최다 기록이다.
좀처럼 확산세가 가라앉질 않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코로나19 대응 대책본부 회의에서 정부 차원의 마스크 공급 대책을 내놓았다. 전국적인 마스크 품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재사용이 가능한 면 마스크를 가구당 2매씩 배포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발표 이후 일본 트위터에 관련 검색어가 오를 만큼 전국민적 관심이 쏟아졌다. 그러나 대다수 국민들은 다른 국가들의 긴급재난자금 등 정책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 일본 정부의 마스크 공급 대책에 강하게 불만을 쏟아냈다.
일본 네티즌들은 '마스크2매' '아베노마스크'('아베노믹스'에 마스크 정책을 빗댄 신조어) 등 해시태그를 사용해 한국·미국·유럽 등 각국 정부의 코로나19 지원 정책과 아베 총리의 '면마스크 2매' 공급 정책을 비교했다. 아베 총리나 유명 애니메이션 장면에 마스크 2매를 합성해 이를 풍자한 이미지도 퍼져 나갔다.
한 네티즌(아이디: Mi****)은 "아베 정권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보면서 일본은 북한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 한국도 프랑스도 미국도 국가 보상으로 1인당 8만엔~14만엔(한화 10만원~160만원)이 지급되는데 아베 정권은 한 세대에 마스크 2매라니 실소가 난다"라고 꼬집었다.
아사히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해당 정책을 비판하는 국민들과 각계각층 유명인들의 발언을 속속 전했다. 평소 아베 총리 정권에 친화적인 인사들까지 목소리를 높여 눈길을 끈다.
일본 극우성향 소설가인 하쿠타 나오키는 자신의 SNS에 "이거 만우절인가? 혹시 모든 각료가 모여서 생각해 낸 거짓말인가? (대책본부 회의는) '바보의 모임'인가"라고 반문했다.
사회학자인 후루이치 노리토시 역시 "마스크 2매"라며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사진을 올렸다.
TV아사히 츠보이 나오키 아나운서는 "좀 미안하지만 나쁜 농담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발언했고, TBS 계열 방송 프로그램 MC 타치카와 시라쿠는 "정말 콩트다. B-29가 날아왔는데 죽창으로 싸우자는 발상과 같다. 마스크 2장으로 싸우라는 것이냐"라고 일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