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3개월 연속 1%대 방어

3월 소비자물가지수 지난해 3월 대비 1.0% 상승…4월에는 다시 0%대 전망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속에서도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4로, 지난해 3월 대비 1.0% 상승했다.

이로써 올해 들어 소비자물가는 지난 1월 1.5%, 2월 1.1%에 이어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소비자물가에 강력한 하락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상승 요인도 제공하는 등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통계청 안형준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코로나19가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국내 두 갈래와 세계적 경로 등 크게 셋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경로 하나는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 패턴 변화다.

소비자들이 외출을 자제하다 보니 가정 내 소비를 위한 음식재료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가 1년 전보다 1.7% 상승했다.

전달인 지난 2월도 가공식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 상승했는데 지난달 상승 폭이 더욱 커졌다.

◇ 외출 자제로 가공식품·축산물 가격↑, 외식 가격↓

같은 이유로 지난달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도 1년 전보다 각각 6.7%와 7.3% 크게 올랐다.

돼지고기는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10%에 육박했고 달걀은 상승률이 20%를 넘었다.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 패턴 변화가 물가 상승 억제 효과를 보이기도 했는데 외출 자제로 외식 수요도 줄면서 외식 가격 상승률이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0%대에 묶였다.

지난달 콘도 이용률 역시 지난해 3월 대비 3.1% 감소했다.

국내 경로의 다른 한 갈래는 내수 진작을 위한 정부 정책인데 이는 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지난달 승용차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 경향으로 이어졌다.

세계적 경로 역시 소비자물가 상승 억제 압력으로 작용했는데 바로 지속적인 국제유가 하락이다.

지난달에도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6.6% 상승했지만, 전달 7.5%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했다.

◇ 근원물가 상승률 20년 만에 최저…"정부 정책 영향"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국내 석유류 가격에 반영된 효과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물가 통계 기준으로, 식료품 및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지수는 지난해 3월 대비 0.4% 증가에 그쳤다.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말기인 1999년 12월 0.1% 이후 20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근원물가 상승률이다.

안형준 심의관은 그러나 "낮은 근원물가 상승률은 경기 요인이 일부 있지만, 자동차 개소세 인하와 고교 무상교육 등 정책적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석 달 연속 1%대 물가 상승률이 유지됐지만, 이달도 1% 선을 방어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1.5%에서 2월에는 1.1%로 떨어졌고, 지난달은 1.0%에 겨우 턱걸이를 하는 등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안형준 심의관은 "개학 연기로 3월에 반영되지 않은 무상교육 정책 효과와 계속되는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4월에 반영되면 상승률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열두 달 내내 반복됐던 0%대 물가 상승률이 4월에 재연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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