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대구 강북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후 6시 30분쯤, A(52)씨가 북구 서변동의 한 수산물 판매점에서 생선 한 마리를 훔쳐 달아났다.
가게 주인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이내 A씨를 찾아냈다.
이 사건을 조사하던 형사팀 임재성 경사는 A씨가 이런 식으로 생선 한 마리씩 훔치는 일을 수차례 반복해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A씨가 오래 전 교통사고로 다리 한 쪽이 부러진 뒤 형편이 어려워지자, 힘들게 끼니를 해결한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이에 임 경사는 A씨가 왜 기초생활수급 등 정부 지원을 못 받는지 직접 알아보기 시작했다.
A씨는 신청 방법이나 대상자 여부를 제대로 알지 못해 소외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임 경사는 경찰 조사가 끝난 뒤 돌아가는 A씨의 손에 라면 한 박스와 물, 음료수 등을 쥐어줬고 곧바로 주민센터에 A씨의 사정을 알려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경찰은 "절도 피의자를 검거하고 보니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생계형 범죄였다"며 "딱한 사정을 듣고 자연스레 돕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