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 심사위원회는 31일(현지시간) 백희나를 수상자로 발표하면서 "소재와 표정·몸짓을 놀라운 감각으로 나타낸 영화 같은 그림책으로 외로움과 결속력을 이야기한다"고 평했다.
지난 2002년 스웨덴 정부에서 제정한 이 상은 '삐삐 롱스타킹' 등을 쓴 스웨덴 유명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을 기리기 위해 아동문학 작가에게 주는 권위 있는 상이다.
시상식은 매년 6월 1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려 왔으나,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무기한 연기됐다.
그림책 13권을 낸 백희나는 올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두고 67개국 작가 240명과 경합을 벌였고,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는 대표작 '구름빵'으로 지난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뽑히기도 했다.
'구름빵'은 고양이 가족 이야기를 통해 따뜻한 가족애를 전한다. 반입체 기법으로 비 오는 날에 관한 기발한 상상력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은 TV애니메이션·뮤지컬로도 만들어지면서 캐릭터 상품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백희나는 저작권을 출판사에 일괄 양도하는 '매절계약'을 맺어 출판사로부터 2천만 원도 안 되는 저작권료 등을 받았다.
이로 인해 출판계 관행처럼 이어온 불공정 계약 논란이 불거졌으나, 백희나는 출판사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 소송 1심과 2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그는 현지 매체와의 수상 인터뷰에서 "소송은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며 "그래서 이 상은 계속 책을 쓸 수 있는 힘을 주는 큰 희망으로 다가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