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성·김부겸·김영춘...험지서 분투
김부겸 의원(4선)과 김영춘 의원(3선), 최재성 의원(4선) 등은 민주당의 대들보 같은 인물들이다.
김부겸 의원은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두 차례나 당선되면서 대선주자급으로 부상한 인물이고, 김영춘 의원은 PK 선거를 지휘하는 공동선대위원장이다. 최재성 의원은 민주당의 '전략통'으로 꼽힌다.
하지만 이들의 출마지는 모두 민주당의 험지로 불리는 곳이다. 김부겸 의원은 대구 수성을, 김영춘 의원은 부산 부산진갑 그리고 최재성 의원은 서울 송파을에 출마했다.
TK와 PK는 애초 보수 정당의 텃밭이다. 그나마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TK에서 2석, PK에서 9석을 얻는 성과를 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지키기 어려운 형편이다.
30일 발표된 KSOI 여론조사에 따르면(부산일보 의뢰, 25~26일 조사), 김영춘 의원은 32.9%로 통합당 후보 서병수 전 부산시장(41.1%)에게 8.2%p 뒤져있다.
김부겸 의원은 통합당 주호영 의원과의 대결에서 엎치락뒤치락하며 접전을 벌이고 있다.
최 의원이 출마하는 송파을도 사실 '강남3구'로 분류될 만큼 민주당으로서는 쉽지 않은 지역이다. 최 의원이 지난 2018년 6월 지방선거 보궐 선거로 국회에 들어올 당시에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태였지만, 지금은 보수와 진보 지지층이 한껏 결집하는 상태다.
지난 13~14일 중앙일보.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최 의원(37.5%)은 통합당 후보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40.3%)와 오차범위 내 경합 중이었다.
◇ 심재철·정진석·정우택…흔들리는 터줏대감
통합당 중진 의원들도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특히 심재철 원내대표를 비롯해 정진석 의원(4선), 정우택 의원(5선), 박순자 의원(3선) 등 지역에서 오랫동안 정치해온 중진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심 원내대표(경기 안양시동안구을)는 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도전을 받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심 원내대표는 이 의원에 오차범위 밖에서 지고 있다.
통합당 '충북의 맹주'로 불리는 정우택 의원은 충북 청주시상당구에서 두 번이나 당선됐고, 충북도지사를 지낸 이력도 있다.
하지만 이번 공천 과정에서 충북 청주흥덕으로 지역구를 옮기면서 민주당 도종환 의원을 만나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 지난 26일 발표된 알앤써치 여론조사(MBN.매일경제 의뢰, 23~25일 조사)에 의하면, 정 의원은 32.3%, 도 의원은 49%다.
야권의 '충남 터줏대감'으로 불리는 정진석 의원도 불리한 상황이다. 4년만에 다시 맞붙는 민주당 후보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과의 싸움에 힘에 붙이는 형국이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 의원은 34.4%, 박 전 대변인은 44.6%로 조사됐다. 10%p 이상 벌어진 것이다.
경기도 안산시단원구을에서 두 차례 당선되고, 경기도 의원도 지냈던 박순자 의원 역시 박빙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민주당 김남국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며 접전을 벌이는 중이다.
민생당 박지원 의원과 정동영 의원을 비롯한 민생당 중진 의원들은 예외 없이 위기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곳은 목포다. 이곳에서만 세 차례나 당선된 '정치 9단' 박지원 의원과 민주당 김원이 후보,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가 3파전을 벌인다.
박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의 '녹색 돌풍'을 이끄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등 관록의 정치인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지만, 지금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중앙일보가 입소스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박지원 의원은 31.2%. 민주당 김원이 후보는 41.2%,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푠느 15.9%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호남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목포 역시 지배하면서 박 의원이 어려워진 실정이다.
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올랐었던 정동영 의원(전북 전주시병)도 민주당 김성주 후보에게 크게 지고 있다.
전주KBS와 전북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8~29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 의원은 27.4%인 반면 김성주 후보는 60.1%. 두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상황이다.
지역 기반이 탄탄한 중진 의원들이 흔들리는 배경으로는 정치 세대 교체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총선 분위기가 식으면서 문 대통령과 각 당의 지지율이 많이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중진 의원들의 저력은 실제 투표장에서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명지대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여론조사에서는 세대 교체나 새 인물 만들기 등으로 중진 의원들의 지지율이 적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결국 투표장에서는 지지기반이 비교적 탄탄한 인물들이 조금 더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구체적인 내용은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