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이번 4·15 총선의 경우 아직 풍향과 풍속이 뚜렷하게 감지되지 않는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세계적 확산으로 대면 접촉이 어려워진 데다 관심 자체도 부쩍 줄어든 탓이다.
때문에 '바람'을 기대하는 야당은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미래통합당의 시선은 지지 성향이 분명하지 않은 '무당층'에 쏠려 있다.
총선 후보등록 후 처음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도 수도권 민심은 야당에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해 지난달 30일 공개한 정당 지지율을 보면 통합당은 서울에서 21%, 인천·경기에서 19% 지지를 받는 데 그쳤다.
같은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이 기록한 서울 40%, 인천·경기 38%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층'을 찍은 응답자는 서울 30%, 인천·경기 27%에 달했다.
이런 결과는 사실 낯설지 않다. 이 조사에서 통합당은 25%(2월 4주)→22%(3월 1주)→16%(3월 2주)→21%(3월 3주) 등 20% 안팎을 지속하고 있다. 민주당 40%, 그리고 무당층은 30% 구도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지역에서 뛰고 있는 주자들 가운데 우세를 점한 경우는 많지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판세를 뒤집을 돌파구도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게 당사자인 후보들의 대체적 관측이다.
당장 황교안 대표가 직접 고군분투 중인 서울 종로 지역 판세가 위 갤럽 조사와 연동하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각종 조사에서 상대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20%포인트 안팎으로 밀리고 있다.
입소스가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8일 종로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황 대표를 찍겠다는 응답은 34.5%에 그쳤다. 상대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55.1%)보다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4.4%포인트)
때문에 무당층을 공략하기 위한 당 차원의 반전 카드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후보들 사이에서 흘러나온다. "수도권 분위기 좋다"는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와는 결이 다른 반응이다.
경기 지역에서 유세 중인 한 초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안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분위기가 안 뜨고 개인기로 할 수 있는 측면이 없다"며 "선수들이 필드에서 지역 현안으로 뛰는 동안 중앙당에서 불공정 이슈, 문재인 정부 평가 등 판을 바꿀 이슈를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여론조사 방법으로는 실제 민심이 잘 반영되지 않는다는 반론도 있다. 수도권에서 3선에 도전하는 한 후보는 "우리 당 지지층인 60대 이상에서 스마트폰 키패드 사용이 어렵다는 점, 보이스피싱 우려 탓에 여론조사 참여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들 모두는 선거 막판 등장한 경제 이슈와, 때마침 영입된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취임 일성으로 예산 재편성을 통한 지원책을 내놓은 그가 무당층에 '대안 세력'으로서의 신뢰를 얻을 해결 방안을 내놓기를 기대한다.
"경제 전문가가 아닌 황 대표가 당분간 말을 줄이고 그 시간에 김 위원장이 대안 제시를 해줘야 수도권이 산다(경기 후보)", "정부·여당보다 돈 더 준다고 해야 한다. 그러면서 관리도 잘한다고 어필하자(인천 후보)"는 목소리가 여기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