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의 한국인 노동자 무급휴직을 약 5시간 30분 앞둔 상황에서는 "무급휴직을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한 것은 양국 사이 협상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사는 31일 오후 6시 30분쯤 동영상 브리핑을 통해 "한미 양국은 노동자 무급휴직이 연합방위태세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통의 인식하에 협상을 진행해 왔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3월 중순 미국에서 개최된 7차 회의 이후에도 긴밀한 협의를 지속해서 협상 타결을 위한 막바지 조율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양국은 마지막 단계에 와 있는 협상이 상호 호혜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최종 타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방위비 협상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사라는 점이다. 때문에 미국의 요구가 철회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주된 시각이었지만 협상대표가 "마지막 단계에 와 있으며 상당한 의견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이 관심을 모은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 24일 한미 정상간 통화 이후로 협상에 대해서 미국 측의 움직임이 있었고, 협상이 물살을 탔다"며 "최근의 여러 상황들(코로나19 등)로 인해 미국 측도 동맹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한다. 많은 진전이 있어 왔다"고 말했다.
앞서 정 대사는 지난 21일 7차 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면서도 분담금의 전체 액수를 둘러싼 한미 양국의 이견과 관련해 "계속해서 총액과 관련된 것들을 논의하고 (이견의) 범위를 줄여나가고 있다"면서 "미국에서는 여전히 차이가 많이 난다고 하지만 저희는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혀 협상에 진전이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정 대사는 바로 다음 날로 다가온 무급휴직에 대해서는 "양국 간의 협상 상황을 적절히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도 입장을 밝혔다. 주한미군 노동자들과 가족들에게는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협상 대표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주한미군에는 "무급휴직 대상 노동자들이 조속히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도 촉구했다.
다만 정 대사는 국방부 예산에 편성된 방위비분담금 인건비 항목 우선집행 방안을 "미 측에 제안해 놓고 있는 상황이다"고 다시금 브리핑에서 언급해 이 제안이 아직 유효함을 시사했다.
이날 동영상 브리핑은 정 대사가 귀국한 뒤 2주 동안 자택근무 겸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대면 브리핑 대신 정부의 입장을 밝히기 위해 나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