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진중권, 조국 전 장관 일가 둘러싸고 '공방전'

이재명 "마녀사냥 그만"…진중권 "문팬텀 마음 사려는 행보"

이재명 경기지사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조국 전 법무장관에 대한 잇따른 비난 글에 대해 "잔인한 인권침해를 그만해 달라"고 29일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마음을 사려는 행보를 시작했다"고 응수했다.

◇ 이재명 "쓰러진 사람에게 발길질하는 것 같은 진 교수의 말 불편해"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 전 장관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당하지 않아도 될 잔인한 인신공격과 마녀사냥을 당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어디서 들은 말인지는 몰라도 구체적 근거도 없이 더 파렴치한 일도 있었다는 진 교수의 주장은 그야말로 마녀사냥의 연장이자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지사는 "쓰러진 사람에게 발길질하는 것 같은 진 교수의 말이 참 불편하다"며 "뭔가에 쫓기시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 할 일에 집중하고 누군가를 공격하더라도 선을 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지사는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진실은 저도 진 교수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유무죄는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며 "무죄 추정원칙은 차치하고라도 흉악범조차 헌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인권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진 교수) 팬의 한 사람으로서 교수님께서 냉정을 되찾아 과거의 멋들어지고 명철한 논객 진중권으로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호소했다.

◇ 진중권 "이 지사, 문 대통령 지지자 마음 사려는 행보 시작"

이날 이 지사의 글은 지난 27일 진 전 교수가 조국 전 법무장관 일가를 겨냥해 강도 높은 비난을 한 데 대한 비판으로 풀이된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웅동학원 탈탈 털어먹었죠? 동양대도 대입용 허위증명 발급 수단으로 잘도 이용해 먹었죠? 내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그보다 더 파렴치한 일도 있었다"고 조 전 장관 가족을 비난했다.

이 지사의 조 전 장관 옹호 글은 지난해 8월 조 전 장관의 장관 후보 검증을 앞둔 시점에 불거진 각종 의혹과 이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마녀사냥을 그만하고 청문회를 통한 후보자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페이스북을 통해 밝힌 뒤 처음이다.

진 전 교수는 이 지사의 비판에 대해 이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의 마음을 사려는 행보를 시작했다"는 취지의 반박 글을 올렸다.

진 전 교수는 "(이 지사가) 당내 대권후보 경쟁에서는 아직 언더독(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니, 코로나 국면에서 올라간 지지율을 더욱더 끌어올리려면 '친문 세력'과 그 지지자들의 지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문팬덤'의 마음을 사기 위한 행보를 막 시작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 전 교수는 "이 지사가 솔직히 밉지 않지만 정치 감각이 다소 과도하다"면서 "(당내) 예선이 끝날 때까지는 '조국 마케팅'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확전을 원하시겠지만 그건 도와줄 수 없고 성공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진 전 교수는 글 말미에 "어제 어느 유튜브 방송에서 진보진영이 이지사에게 배울 게 있다고까지 얘기했다"며 "'공정사회'를 지향하시는 분이니 (저와) 서로 겉마음은 달라도 속마음은 같을 겁니다"고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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