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조씨는 박사방에서 활동하는 공익 근무 요원 A씨를 통해 손 사장의 차종과 차량 번호 정보를 빼돌렸다. 이후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마치 손 사장의 차량이 CCTV에 찍힌 것처럼 보이는 가짜 자료를 만들었다.
조씨는 손 사장에게 이 자료를 제시하며 뺑소니 의혹으로 번진 2017년 과천 사고와 관련성이 있다고 협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과거 박사방에서 이 사고 관련 CCTV와 블랙박스를 자신이 제거했다고 회원들에게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역으로 CCTV가 있는 것처럼 조작해 손 사장에게 접근한 셈이다.
조씨가 손 사장에게 갈취했다고 진술한 돈은 당초 알려진 1000만원대가 아니라 그보다 많은 총 2000만원 가량인 것으로 파악됐다.
과천 사고는 2017년 4월16일 손 사장이 당시 경기도 과천의 한 교회 공터에서 후진을 하다가 견인 차량을 들이 받은 접촉 사고다. 손 사장은 즉시 사고 처리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가 피해 차량 운전자 B씨가 쫓아오자 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했다. 이 사실은 지난해 1월 김웅 기자가 손 사장을 경찰에 신고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김 기자는 해당 사고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손 사장이 일자리를 제안했으며, 이를 거절한 자신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손 사장은 김 기자가 취업을 청탁하며 협박했다고 맞섰다.
갈등 끝에 손 사장은 폭행 혐의로만 약식 기소됐고, 김 기자는 기사화를 빌미로 채용과 금품을 요구한 공갈 미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손 사장은 지난 25일 입장문을 통해 관련 경위를 밝혔다. 조씨가 흥신소 사장이라며 텔레그램으로 접근해 '김웅 기자가 손 사장과 가족에게 해를 가하기 위해 나에게 돈을 지급했다'고 협박했다는 것이다.
손 사장은 "조씨는 자신이 직접 K씨(김 기자)와 대화를 나눈 것처럼 조작된 텔레그램 문자 내용을 제시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조작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이를 믿기 어려워 계좌 내역 등 입증 자료를 제시하라고 했고, 조씨가 그 대가로 금품을 요구해 와 어쩔 수 없이 응했지만, 조씨가 잠적했다고 밝혔다.
즉각 신고를 하지 않고 조씨에게 거액의 돈을 건넨 데 대해 물음표가 붙자 손 사장은 지난 27일 JTBC 사옥에서 일부 기자들에게 추가 설명을 내놓았다고 한다.
조씨로부터 '김웅 뒤에 삼성이 있다'고 위협을 당했는데, 이를 믿어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전해진다.
그러나 배후까지 의심되는 상황이었다면 신변 보호 요청을 비롯해 수사기관에 더더욱 도움을 청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표가 추가되면서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편, 조씨는 김웅 기자에게 손 사장의 뺑소니 의혹 관련 영상을 주겠다고 속여 1500만원을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김 기자는 2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조씨가 자신에게 해당 사고 관련 '동승자 의혹' 등도 구체적으로 거론했지만 믿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