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김건 차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싱 대사를 초치했다.
싱 대사는 마스크를 쓴 채 청사로 들어오면서 기자들과 만나 "중한 사이 왕래는 끊어지지 않고 유지되고 있다"며 "한국 분들이 필요하면 부산과 제주, 광주의 총영사관에 비자를 신청할 수 있고, 계속 도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갑자기 여러 나라에서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터졌기 때문에... 우리는 주로 경제나 과학기술 교류 같은 것은 보장해드릴 수 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과 추후 대처 방향을 어느 정도 시사하기도 했다.
이어 "이 난국을 극복하면 모든 것을 정상으로 하고 싶고, 한중 간에 교류와 왕래를 보다 긴밀히 했으면 좋겠고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이후 보도자료를 내고 김 차관보가 싱 대사에게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필요한 활동이나 교류에 제약을 받을 수 있는 데 우려를 표명하고, 사전 통보 없이 조치를 취한 데 유감을 표했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여기에 대해 중국 정부의 조치가 외국에서의 코로나19 유입 증가에 대한 방역 강화 차원에서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우리 측에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앞서 중국 외교부와 이민관리국은 지난 27일 밤 11시쯤(현지시각) 기존에 유효한 비자와 거류허가를 가진 외국인도 28일 0시부터 중국에 입국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과 교민들은 당분간 중국에 돌아갈 수 없게 됐다. 다만 외교 또는 공무 비자 소지자들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다.
중국 외교부는 경제무역, 과학기술 활동, 기타 인도주의적 사유 등으로 중국 방문이 필요한 경우 각국의 중국 외교공관에 별도로 비자를 신청하라고 안내했다.
우리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2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이번 조치는 특정 국가에 대한 것이라기보다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감안해서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원칙은 우리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