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 조주빈의 허풍…"주진모 카톡 내가 털었다" 주장은 거짓

조주빈, '박사방'서 "주진모 카톡 털어 협박했다" 주장
경찰 "조사 결과 조주빈의 허풍이었다"…거짓으로 판단
'암호화폐 계좌' 추적 난항
"수사 피하기 위해 가짜 계좌 게시해 놓고 실제론 일대일 대화"
경찰 "아직 범죄수익·회원 규모 판단 어려워"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여성 성착취 영상을 제작해 텔레그램 '박사방' 등에 배포한 혐의를 받는 조주빈(25)은 과거 회원들에게 '내가 배우 주진모의 카카오톡 내용을 유출한 장본인'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는 거짓인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조씨의 가상화폐 거래 내역을 추적해 박사방 유료회원들의 정보를 파악하려 하고 있지만, 조씨와 회원들의 거래가 워낙 은밀하게 이뤄져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방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27일 조씨의 '주진모 카톡 유출' 주장과 관련해 "(그런 주장이 담긴) 대화기록은 있다"면서도 "조사 결과 조씨의 허풍이었다"고 설명했다.

조씨는 지난 1월 자신이 운영하는 박사방에 "주진모, 내가 깐 것 모르냐"며 "채팅방 캡처본을 이용해 주진모를 협박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이런 대화 내용을 확인하고 주장의 진위를 조사한 결과 거짓이었다는 뜻이다.

조씨는 회원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경찰은 이처럼 박사방 대화기록 가운데 범죄가 의심되는 내용에 대해 추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유료회원들의 정보와 규모, 조씨의 범죄수익 등을 파악하기 위한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다만 조씨가 회원방에 게시한 '암호화폐 지갑(일종의 은행계좌) 주소' 가운데 다수는 가짜인 것으로 파악돼 난항을 겪고 있다.

조씨는 유료 박사방을 운영하면서 회원들에게 암호화폐로 입장료를 받는다며 해당 주소들을 게시했다. 경찰이 확인한 3개 주소 가운데 2개는 포털 사이트에서 떠돌던 다른 사람의 주소이며, 나머지 1개만이 실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개의 가짜 주소 중 1곳의 입·출금 거래내역은 30여억 원에 달하는데, 최근 이 금액이 조주빈의 범죄수익으로 보도된 적도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가짜 주소를 올려 놓은 것은 수사에 혼선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조씨는 유료방 입장 의사를 밝힌 회원과는 반드시 따로 일대일 대화를 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수사에 대비해 일부러 가짜 주소를 게시한 뒤, 실제로는 회원들과 몰래 대화를 통해 실제 계좌를 가르쳐 줬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이번 수사와 관련해 빗썸, 업비트, 코인원 등 암호화폐 거래소 3곳과 거래대행업체인 베스트코인 등 총 4곳을 압수수색 했다. 특히 대행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이들의 거래내역 2000여 건(최근 7개월 분)을 확보한 경찰은 이 가운데 조씨와 관련된 게 무엇인지 분석해 추적을 이어가고 있다. 대행업체를 거치지 않은 직접 거래도 들여다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범죄수익 규모와 회원수를 정확하게 판단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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