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교회 최초 감염자 A씨는 왜 '거짓말'을 했을까

A환자 2월 6일 첫 증상발현, 역학조사는 23일이라고 진술
신천지 시설 방문 의심 10여명, 대부분 진술 엇갈려

부산시가 온천교회 확진자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10명이상이 신천지 관련 시설에 방문한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부산 CBS/자료사진/박종민 기자)
부산시는 대규모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온천교회에 대해 심층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최초 감염이 신도인 A환자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

하지만, A환자는 역학조사과정에서 사실상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는 26일 오후 온천교회와 관련된 심층역학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시는 최초 감염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확진자들이 개별 역학조사와 확진자 휴대폰의 GPS추적, DUR(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조회 자료, 온천교회 신도 대상 개별 설문자료를 토대로 분석했다.

DUR을 조회하면 환자가 방문한 병원, 약국, 처방받은 의약품을 확인할 수 있다.

시가 DUR을 통해 확인해 보니 온천교회 신도 A환자는 6일부터 목 건조, 콧물로 병원을 다녀왔고 투약을 지속적으로 했다. 또, 증상이 갈수록 심해진 것을 확인했다.

부산 최초 확진자인 온천교회 신도 부산 1번 확진자(19·남·동래구)의 증상 발현은 19일이고, 이보다 앞선 경남 김해에 사는 확진자의 최초 증상은 16일이다.

때문에 시는 A환자의 증상 발현일인 2월 6일이 온천교회 집단발생의 최초 증상 발생일로 판단했다.

6일 처음으로 확진자의 증상이 발생했고, 이후 14~17일 교회 수련회에 참석한 청년부를 중심으로 증폭됐고 2차 전파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A환자는 자신의 첫 증상 발현일을 사실상 숨겼다.

부산 1번 확진자가 21일 확진된 이후 확진자가 증가하자, A환자는 역학조사에서 자신의 증상 발현일이 23일이라고 밝혔다.

앞서 6일날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었고, 병원을 지속적으로 다녔지만 해당 사실을 숨긴 것이다.

시는 A환자의 확진일과 동선이 공개되면 당사자가 특정되기 때문에 밝히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GPS위치추적으로 감염 경로를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어 A환자가 어디에서 감염됐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또, 시는 이번 역학조사를 통해 온천교회 확진자 32명 중 10명 이상이 장전동 인근 신천지 관련 장소에 방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금정구에는 신천지 모임방 3곳과 센터 1곳 등 시설 4곳이 있다.

시는 A환자가 장전동과 관련된 의심스러운 동선이 있는 것을 확인했지만, 본인으로부터 해당 시설을 방문했다는 '확답'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A환자 뿐 아니라 신천지 시설을 방문한 것으로 의심되는 10명 대부분이 '방문한 사실이 없다', '인근 다른 곳을 다녀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는 이들 대부분이 비교적 주 1~2회, 한번에 1시간~3시간씩 규칙적으로 머문 사실을 확인했지만, 본인이 부인하는 이상 신천지 시설을 다녀왔다고 특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들이 진술한 날짜, 시간, 머문 공간은 시가 파악한 GPS 분석 결과와 많이 달라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이 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시 안병선 건강정책과장은 "온천교회 확진자에 대한 심층역학조사를 벌인 이유는 최초 감염원을 밝히기 위해서지만 A환자의 감염원은 확인하지 못했다"며 "GPS위치추적과 본인의 진술로 감염원을 밝히기에는 한계가 있다. 추가 조사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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