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 ① 여야 '심판론' 격돌…'與 수성'이냐, '野 탈환'이냐 ② 경기·인천 곳곳이 격전지…정의당·3파전이 변수 ③ '캐스팅보터' 충청·'이광재 출격' 강원…표심은 어디로 ④'文 심판' 영남권, PK 쟁탈전 '후끈'…TK '무소속' 변수 (계속) |
역대 총선 성적표를 살펴보면 미래통합당 전신인 한나라당, 새누리당은 17대(60석), 18대(46석), 19대(61석) 등 영남권 의석을 거의 싹쓸이하며 완승을 거둔 바 있다.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이(친이명박)계의 공천 학살에 반발, 서청원 의원 등이 '친박연대' 소속으로 출마해 영남권에서만 13석을 차지 후 한나라당으로 복당한 점을 감안하면 당시에도 보수정당이 60석에 가까운 지역구를 석권한 셈이다.
이변은 지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발생했다. 이른바 '옥새파동'이라 불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김무성 전 대표 간 공천 갈등이 폭발하면서 당시 새누리당은 영남권에서 48석을 얻는 데 그쳤다. 반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이끈 더불어민주당은 영남권에서 9석을 차지하는 등 민주당 계열로는 역대 최고 성과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경기침체에 이어 대북정책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보이지 않으면서 영남권 민심은 보수정당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민주당은 영남권에 김부겸‧김영춘‧김두관 등 여권 잠룡을 대거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운 상태다.
대구 등 TK 지역은 전반적으로 야권 후보 지지세가 강하지만, 공천 후폭풍으로 인해 홍준표 전 대표 등이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면서 혼전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PK 지역은 부산(18석), 울산(6석), 경남(16석) 등 총 40석이 걸려 있어 여야 모두에게 양보할 수 없는 곳이다. 특히 수도권을 제외하면 단일 지방자치단체에서 최대 의석수를 보유한 부산 지역은 그야말로 격전지로 꼽힌다.
부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변호사 생활을 시작한 문 대통령을 필두로 민주당은 부산을 동진(東進) 전략의 요충지로 삼았다. 통합당은 20대 총선 당시 부산에서 12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 선거에선 설욕을 노리고 있다.
부산(5석), 경남(3석) 등 PK에서 8석을 내준 것이 20대 국회에서 원내 1당을 뺏기게 된 주요 원인이라는 판단이다. 원내 1당 상실로 인해 원내 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 자리 등을 내줬고, 이같은 요소들이 모여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 등에서 무력하게 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먼저, 부산남구을 지역에서 재선을 노리는 민주당 박재호 의원과 '보수 여전사' 통합당 이언주 의원이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폴리컴이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국제신문 의뢰·지난 20~21일·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후보는 42.6%를 기록하며 40.5%를 얻은 박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눌렀다.
박 후보는 19‧20대 총선에서 당시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을 상대로 1승 1패를 기록할 만큼 지역구 관리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에서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거쳐 전진당 대표로 활약하며 통합당에 합류한 이 의원은 대여(對與) 전투력이 막강하다는 게 중론이다.
부산북강서을 지역은 민주당이 영입한 경제전문가 최지은 후보와 당의 요청으로 불출마를 번복하고 돌아온 김도읍 의원 간 승부가 펼쳐진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3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저지 실패에 책임진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최근 당의 요청을 받아 재차 출마하기로 했다. 통합당은 북강서을에 전진당 출신인 김원성 최고위원에 대한 공천을 확정했지만, 최근 '미투 논란'이 불거지면서 공천을 무효화했다.
민주당의 아홉 번째 영입 인재인 최 후보는 부산 출신으로 세계은행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역임한 경제 전문가다. 최 후보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 받겠다면서 험지 출마를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노 전 대통령이 16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전신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서울 종로를 버리고 도전한 곳이 바로 부산북강서을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산에서조차 노 전 대통령의 명맥을 잇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할 때, 최 후보의 승부수가 통할지는 미지수다.
TK는 PK에 비해선 통합당과 민주당 후보 간 경쟁 구도가 상대적으로 덜 치열한 분위기다. TK 지역이 전국에서 보수층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진영 후보군 중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사천 논란이 일면서 홍준표 전 대표와 곽대훈, 정태옥 의원 등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해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홍 전 대표는 당초 공관위의 '수도권 험지' 차출에 맞서 자신의 고향인 경남 창녕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계속되는 당의 압박에 경남양산을로 옮겨 민주당 김두관 후보를 잡겠다고 역제안하자 김 전 위원장은 경선을 약속해놓고, 끝내 컷오프(공천배제)시켰다고 홍 전 대표는 주장했다.
고심 끝에 홍 전 대표가 결정한 출마지가 바로 대구수성을이다. 수성을에서 4선을 기록한 통합당 주호영 의원이 전략공천으로 출마 지역을 수성갑으로 옮기면서, 수성을은 무소속 홍 전 대표와 통합당 이인선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민주당 이상식 전 대구경찰청장의 3파전이 예상된다.
지역 내에선 홍 전 대표와 통합당 이 후보 간 승부로 수렴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누가 되든 보수진영 후보라는 점에선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지만, 홍 전 대표를 필두로 곽 의원(대구 달서구갑)과 정 의원(대구 북구갑) 등 현역 의원들의 이탈 현상이 가속화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석연 공관위원장 권한대행은 최근 홍 전 대표 등을 겨냥해 "당헌·당규를 개정해 '복당 불허' 방침을 정해서 무소속 출마를 원천 봉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TK 지역에서 무소속 출마자들이 당선될 경우, 총선 후 통합당이 원내 1당 회복을 위해선 이들의 합류가 절실할 수도 있어 강경책으로만 대응하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영남권 총선 관련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로 여야 거물급 인사들의 빅매치가 꼽힌다. 민주당은 영남 지역 '사수'를 위해 당내 잠룡인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의원 등 3인방을 출격시킨 상태다.
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대구수성갑에 출마해 62.3%를 얻으며, 당시 새누리당 김문수(37.7%) 후보를 큰 차이로 이겼다. 이번엔 대구수성을 지역에서 넘어온 관록의 4선 주 의원과 승부를 앞두고 있다. 여야 거물급 후보 간 빅매치인 만큼 여론조사에서도 김 후보와 주 후보는 박빙 승부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조사 결과(KBS‧한국일보 의뢰, 지난 12~14일,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심위 홈페이지 참조) 김 후보는 32.1%, 주 후보는 37.3%를 기록하며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였다.
다만, 통합당 경선에서 컷오프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이 전 청장은 주 의원에게 보수 후보 단일화 경선을 요청하면서, 이를 거부할 경우 무소속 출마 강행 의사를 밝힌 상태다.
부산진갑에서도 '여권 잠룡' 김영춘 의원과 전직 부산시장 출신의 통합당 서병수 후보와의 격전이 예상된다. PK 수비대장을 자처한 김영춘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49.6%를 얻으며, 당시 새누리당 나성린 전 의원(46.5%)을 상대로 신승을 거뒀다.
현 정권에 대한 부산 민심이 악화되면서 양자 대결 구도에선 김영춘 의원이 불리하다는 게 지역 내 지배적인 여론이다 그러나 서 후보에 대한 전략공천에 반발, 통합당 정근 후보가 23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특히 지난 19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정 후보가 당시 24.71%를 얻는 등 막강한 득표력을 보여준 만큼 서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경남양산을에선 '리틀 노무현'이라 불리는 민주당 김두관 후보가 당의 요청을 받아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했다. 통합당에선 홍 전 대표와 공관위의 신경전 끝에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후보로 낙점됐다.
20대 총선에선 친문 인사로 꼽히는 민주당 서형수 의원이 40.33%를 얻으며 당시 새누리당 이장권(38.43%) 후보를 따돌렸다. 양산을 지역엔 문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지역구 한 석을 넘어 여야의 자존심이 걸린 승부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