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임 재판부가 김 지사가 댓글조작 프로그램인 '킹크랩' 시연회에 참관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린 뒤 첫 재판인만큼 김 지사와 드루킹의 '공모관계'에 대한 집중 심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2부(함상훈 김민기 하태한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2시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항소심 속행 공판을 진행한다.
이번 재판은 지난 1월 21일 변경 전 재판부(차문호 부장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공판 이후 약 두 달 만에 열린다. 재판부는 추가 심리가 필요하단 이유로 당초 예정됐던 김 지사의 2심 선고를 미루고 변론을 재개한 바 있다.
이후 이달 10일로 예정됐던 다음 공판은 코로나 19 확산 여파 및 재판부 교체 등에 따라 2주 뒤인 24일로 연기됐다.
이번 재판은 김 전 지사를 드루킹(김동원씨)의 공범으로 볼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임 재판부는 변경 전 마지막 재판에서 김 전 지사가 '킹크랩' 시연회를 참관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며 특검과 김 지사 측 양쪽 모두에게 공모관계 여부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지사 측은 시연회 참석 자체가 없었다는 기존 입장을 다시 강조하면서 이를 토대로 공모관계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변호인 입장에서는 김 지사가 시연회를 본 적이 없다는 입장인 만큼 시연회를 본 것으로 전제하는 전임 재판부의 판단을 수긍할 수는 없다"며 "이번 재판에서도 이같은 내용을 주장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줄곧 '킹크랩 시연회'에 참석 자체를 부인하며 이를 토대로 드루킹의 '댓글조작'에도 관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의 잠정 결론을 뒤집지 못 한다면 김 지사 측 방어논리의 1차 방어선이 무너지는 셈인 만큼 김 지사 측은 변경된 재판부를 상대로 재차 설득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전임 재판부가 요청한 '드루킹'과 공모관계 부분도 별도로 추가 자료 제출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부인할 계획이다.
변경된 항소심 재판부가 '킹크랩 시연회 참관'에 대해 같은 판단을 내릴지도 관심이 쏠린다.
이 사건의 기존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정기 인사에 따라 같은 법원 민사 16부로 자리를 옮겼고 함상훈 부장판사가 새로 재판장을 맡았다. 배석 판사인 최항석 판사는 앞선 인사에서 광주고법으로 전보됐고 기존 재판부에서는 주심인 김민기 판사만 잔류했다.
만약 새 재판부도 전임과 같은 판단을 내린다면 김 지사 측은 드루킹과의 공동정범 성립 여부 자체를 부인하는 쪽에 보다 중점을 두고 재판에 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두 달 만에 재판이 재개된 가운데 김 지사에 대한 2심 선고는 재판이 예정보다 미뤄진 점, 재판부 상당수가 변경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총선(4월 15일) 이후에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지사의 항소심 심리가 이어지는 동안 '드루킹' 김씨는 지난달 징역 3년의 실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