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의 수사 지시 사안을 전했다.
'n번방' 사건은 아동 청소년들의 성착취 음란물이 텔레그램 등 익명성이 보장된 플랫폼에서 대대적으로 유통된 범죄를 말한다.
지난 18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는 6일만인 23일 오후 3시 50분 현재 사상 최고인 230만 223명이 동의를 눌렀다.
이틀 뒤인 20일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텔레그램 n번방 가입자 전원의 신상공개를 원합니다'라는 글에도 159만 5897명이 동의했다.
아동 청소년 대상 성착취 동영상을 제작 유포한 범죄자뿐 아니라 이를 함께 즐기면서 방조한 가입자까지 신상을 공개해달라는 청원에도 많은 사람들이 뜻을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전 국민적 분노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은 "아동 청소년 16명을 포함한 피해 여성들에게 대통령으로서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국민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영상물 삭제 뿐 아니라 법률 의료 상담 등 피해자들에게 필요한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청 특수조사팀을 동원한 엄중한 수사 필요성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경찰은 이 사건을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고 철저히 수사해서,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중하게 다뤄달라"고 주문했다.
또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등에 대한 조사에 국한하지 말고 n번방 회원 전원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필요하면 경찰청 사이버안전과 외에 특별조사팀이 강력하게 구축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에도, 플랫폼을 옮겨가며 악성 진화를 거듭해온 신종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철저한 근절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며 "그 배경에는 익명성 뒤에 숨어 잡히지 않는다는 범죄자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게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로서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에 책임감 느끼고 있다. 모든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중요할 것"이라며 "피해 사실을 계속 신고해 주시길 바란다. 다시 강조드리면 익명성에 숨어 끝까지 잡히지 않을 것이란 범죄자들의 인식을 바꾸도록 강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