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주요 참가국 가운데 캐나다가 처음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했다. 호주 역시 올해에는 올림픽 출전 선수단을 꾸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제는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캐나다 올림픽위원회(COC)와 패럴림픽위원회(CPC)는 23일(한국시간) 성명서를 발표하고 도쿄올림픽이 올해 개최될 경우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COC와 CPC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세계보건기구(WHO)에 도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1년 뒤로 연기해줄 것을 긴급 요청한다"며 올림픽 일정이 재조정될 경우 전폭적인 협조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COC와 CPC는 "비단 선수들의 건강 때문만은 아니다. 캐나다 국민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라며 "코로나19의 위험으로부터 선수들과 가족, 더 나아가 국민 공공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주 올림픽위원회도 '2020년'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선언했다.
호주 올림픽위원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올림픽 연기를 준비하고 있다"며 "올해는 호주의 올림픽 대표팀을 구성할 수 없다는 데에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호주와 인접한 뉴질랜드 역시 같은 입장이다.
마이크 스탠리 뉴질랜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현지 언론 뉴스허브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을 연기하는 것만이 합리적인 결정"이라며 "만약 IOC가 정상 개막을 고수한다면 우리는 다른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며 IOC를 압박했다.
도쿄올림픽은 올해 7월24일 개막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여론이 점점 더 고조되는 분위기다.
캐나다에 앞서 브라질 올림픽위원회와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는 IOC에 도쿄올림픽 연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콜롬비아와 슬로베니아 올림픽위원회 역시 위원장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올림픽을 연기할 것을 주장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캐나다와 호주가 2020년 내에 도쿄올림픽이 개최될 경우에는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 선언하면서 올림픽 연기는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더 나아가 연기 시점에 대한 IOC의 고민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IOC는 지난주 도쿄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이 잠잠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각국 선수들이 훈련장 폐쇄, 대회 취소 등으로 인해 올림픽을 제대로 준비하기 어려운 환경에 처하면서 IOC는 국가별 올림픽위원회(NOC), 종목별 경기단체 그리고 선수들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했다.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는 올림픽의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IOC는 23일 "올림픽 연기 시나리오를 포함한 세부적인 논의를 시작하겠다"며 4주 내에 올림픽 개최 시점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완전한 형태의 개최를 원한다"며 올림픽의 연기나 취소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던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역시 이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올림픽의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입장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