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일로 부동산시장, 본격 '하락' 국면 들어서나

강남3구 중심으로 한 약세…"거시경제 침체와 맞물려 상업용 부동산 등 우려"
"강남 실거래 값 견고하다" 관측도…실제 서울 강북 일부 지역은 상승세도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과 실물경기 침체, 장기적 경제위기론이 대두하는 등에 따라 서울 일부 지역에서도 아파트 실거래가가 하락하는 등 부동산시장의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거시경제 침체와 맞물린 상업용 부동산 대출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그 외 서울 지역을 포함한 일부 수도권에서 여전히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인하 등 전 세계적 유동성 확대로 인한 압력 또한 분명해 '하강 국면' 가능성은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약세' 흐름 탄 강남?…부동산 지각변동 신호탄 될까

21일 한국감정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 달 3째 주 서울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7월 1주차 상승 이후 37주 만의 보합 전환이다.


공표 지역 176개 시‧군‧구 중 이 같은 보합 지역은 지난주 25곳에서 34곳으로 증가했다.

감정원은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침체 우려,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산하는 가운데 강남권 재건축과 고가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감소하고 매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남3구를 비롯한 한강이남 11개 구는 상승률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강남(-0.12%)‧서초(-0.12%)‧송파구(-0.08%)는 반포동과 잠실동 등 일부 단지에서 최고가 대비 10% 이상 하락한 급매 거래가 이뤄졌다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양천구(0.01%)는 목동9단지가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정비사업 진행에 진척이 보였는데도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상승폭이 축소된 상황이다.

전날 기준 부동산114의 수도권 주간 아파트 시장동향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포착되고 있다. 매수세가 크게 위축된 강남(-0.01%)‧서초(-0.03%)‧송파구(-0.08%)는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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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114는 "코로나19 사태와 경기 침체 우려,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강남권 재건축과 고가 아파트 시장이 급속하게 얼어붙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들 지역에서의 실거래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형은 이번 달 초 16억 원(8층)에 계약됐다. 지난 1월 21층, 10층의 같은 면적이 각각 20억 5천만 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서는 물론, 지난달 거래 10건의 평균값인 19억 720만 원에 비해서도 뚝 떨어진 값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84.43㎡가 지난달 말 21억 5천만 원(11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당시 같은 평형의 거래가 각각 23억 5천만 원(7층), 23억 원(13층)에 거래됐던 데 비해 1억 5천만 원 이상 내려간 것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는 지난해 9월 39억 원까지 치솟았던 107.47㎡이 지난 달 초에는 33억 5천만 원에 거래됐다.

서울에서는 부동산 매수심리까지 꺾였다. KB국민은행의 주간 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이번 달 3째 주 서울 아파트의 매수우위지수는 91.8로 전 주보다 9.9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중개업소의 응답을 통해 산출하는 해당 수치는 100보다 낮으면 집을 팔려고 하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아진다는 의미다. 서울이 100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9월 30일 이후 23주 만이다.

◇코로나19까지 덮치며 하락 국면 들어서나…"단정은 일러"

이에 따라 부동산시장까지 타격을 맞이해 '조정'을 넘어선 '위기'를 맞이하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송인호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현재의 대내외적 경제 환경을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 거시경제 전반의 침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부동산시장 역시 강한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더 장기화하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상의 위협을 맞이해 그간 급등한 부동산가격이 '조정' 수준을 넘어 '침체'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 부장은 "우리나라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8개 대표적 시중은행에서만 120조 원, 제2‧3금융권까지 합하면 300조 원에 육박하는데, 부동산임대업과 도소매업 대출까지 연쇄적인 위기를 맞을 수 있는 것"이라며 "다른 한편에서는 글로벌 공급체인 악화에 의한 산업 침체까지 더해져 전 방위적인 위기가 다가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 체질이 약한 상황에서 이 같은 상황은 주택금융시장이 침체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결국은 '다시 부동산'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NH투자증권 김규정 부동산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부동산시장의 가치도 하락할 수 있고, 실제 규제가 집중된 강남권에는 보유세 상승 등과 맞물려 처분을 검토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며 "하지만 글로벌 경기 하락 정도가 얼마나 크게, 얼마나 오래 진행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급매물들이 출현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런 상황이 실거래에 반영되지 않은 초고가 아파트들의 경우도 있으며 실수요자 위주의 신규 분양시장에서는 여전히 정상적 투자와 거래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 감정원의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지역이 보합세에 들어간 해당 주간에도 노원(0.06%)∙도봉(0.08%)∙강북(0.08%) 등의 일부 구는 상승세를 보였다. GTX-B 노선 등 교통호재를 입은 인천 연수구(0.95%)나 신축단지 위주로 오른 서구(0.55%) 등은 상승폭이 오히려 확대되기도 했다.

부동산114는 "9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간간이 이어진 노원∙도봉∙강북구는 오름세가 계속됐고, 수도권 아파트시장도 수원∙용인∙성남이 상승세를 견인하는 가운데 오산∙군포∙구리 등의 오름폭도 더 커진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은 "코로나19 사태가 더 장기화하면 부동산시장의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실수요자들이 장기적으로 집중할 매물이나 개발 호재가 있는 매물은 나타나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저금리 기조에 풍부한 유동성에도 갈 곳을 잃은 자금이 코로나19가 정점을 찍고 내려오면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다른 투자처 대신 부동산에 주목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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