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인해 2020년 도쿄올림픽을 연기하거나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 성화의 불꽃이 개최국 일본에 도착했다.
지난 12일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된 성화가 20일 오전 특별수송기 '도쿄2020호'를 통해 일본 미야기현의 항공자위대 마쓰시다 기지에 도착했다.
모리 요시로 위원장과 야마시타 야스히로 일본올림픽위원회 회장이 성화 도착 행사에 참석한 가운데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남자 유도의 노무라 다다히로와 여자 레슬링의 요시다 사오리가 특별수송기에 올라 직접 성화를 넘겨받았다.
원래 이들은 지난 19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진행된 성화 인계식에 직접 참석해 성화를 넘겨받을 예정이었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참석하지 못했다.
노무라와 요시다가 1.5m 높이의 성화 보관대에 성화를 옮긴 순간 항공자위대 곡예 비행팀인 블루임펄스가 공중에서 올림픽을 상징하는 오륜기를 그렸다.
하지만 도쿄올림픽을 둘러싼 불안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오륜기는 제대로 그려지지 않았다. 행사장 주변에 불어닥친 강풍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날 행사는 최소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대회 성화를 '부흥의 불'로 부른다. 성화는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의 피해를 가장 크게 입었던 이와테, 미야기, 후쿠시마현에 전시된 후 26일부터 올림픽이 개막하는 7월24일까지 121일동안 일본 전역을 순회한다.
성화 봉송 릴레이는 26일 후쿠시마에서 시작된다.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역이다.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계기로 전 세계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피해를 극복했다는 이미지를 남기겠다는 의도가 다분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성화 출발 행사는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성화 봉송 릴레이 역시 무관중 혹은 최소 관중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강풍에 흩날린 오륜기처럼 도쿄올림픽은 시작부터 코로나19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