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아사히 '하토리 신이치 모닝쇼'는 19일 2대째 34년 간 고베시에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사를 취재했다.
이 의사는 초진 환자가 코로나19로 의심되자 곧장 보건소에 검사 의뢰를 했고, 의사의 우려대로 해당 환자는 양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이라 의사는 보건소에 자신과 병원 전직원에 대한 검사를 부탁했으나 보건소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으니 밀접 접촉자가 아니다"라고 거부했다.
병원 특성상 감염 취약자가 많이 방문하는 탓에 의사는 재차 보건소에 "내가 음성인 걸 확인해야 정상 진료가 가능하다"고 검사 요청을 넣었다.
이에 보건소는 "밀접 접촉자가 아니니 진료는 스스로 판단하라"고 답했다.
결국 어떤 검사 조치도 없자 의사는 감염을 염려해 병원 정문에 '방문 환자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았으니 전화로만 처방을 하겠다'는 공지를 붙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지 후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지역사회 SNS에서 '코로나19' 병원이라고 낙인 찍혀 모든 진료 문의가 끊겼다. "코로나 병원!"이라고 외치는 아이들의 장난 전화도 걸려왔다. 확진자에 적절히 대응하고도 집단 '따돌림'을 당하게 된 것이다.
의사는 방송을 통해 "진지하게 대응한 것 뿐이었는데 '양성' 확진자가 나온 순간부터 인생이 전부 바뀌어버린 느낌"이라며 "일단은 내가 옳았다고 생각하지만 어떻게 대응했어야 옳았던 것인지 모르겠다"고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일본 보건소의 막무가내식 검사 거부는 이미 논란을 빚고 있다. 앞서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유튜버가 영상을 통해 이 같은 실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도쿄에 거주하는 이 유튜버는 감기약 처방을 받았음에도 열과 인후통 증상이 3일째 나아지지 않자 코로나19 검사 담당 기관인 보건소에 연락을 취했다.
그는 자신이 판매직이라 해외 관광객들과 많이 만난다고 이야기했지만 보건소 담당자는 한국·중국에 방문하지 않았거나, 집단 감염지에 방문하지 않았다면 검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답변만을 반복했다.
"어떻게든 검사를 받고 싶다"고 해도 최종 거부됐고, 결국 보건소는 병원 진찰 후 의사가 검사를 신청하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놨다. 문제는 이미 방문한 병원에서 "코로나면 병원에 오면 안된다. 보건소에 연락하라. 코로나 확진은 여기에서 할 수가 없다"며 무대응으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일본 네티즌들은 정부가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주지 않고, 감염증에 대한 불안과 기피 현상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토리 신이치 모닝쇼' 방송 캡처를 공유한 한 네티즌(아이디: ka****)은 "'의료붕괴'를 일으키고 있는 건 후생노동성 아니냐. 이렇게 하는 건 일본뿐이다. 장비는 없고, 양심적인 의사는 괴롭혀서 '의료붕괴'가 되다니"라고 한국의 보건복지부 역할을 하는 정부기관을 질타했다.
또 다른 네티즌(아이디: ma****) 역시 이에 동의하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크루즈에서 검역했던 후생노동성 직원도 같은 이유로 검사하지 않았다가 양성이 나왔다. 양심적인 의사에게 심한 처사"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