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당, 비례순번 놓고 내분…최고위 파행 '촌극'(종합)

비례대표 후보 의결 불발…한선교 '독주'에 최고위 반발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 "영입 인사들 내팽개쳐"…재논의 촉구
황교안 추천 명단도 거부당해…통합당 내부선 "한선교 뒤통수" 반발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당사에서 열린 영입인재 발표 및 환영식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6일 비례대표 후보자 의결을 앞두고 한선교 대표와 최고위원들의 간 내분이 발생하면서 결국 의결이 불발됐다.

당초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이날 비례대표 후보 40명에 대한 선거인단 투표를 거친 후 최고위 의결을 통해 명단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한국당 최고위는 한 대표를 포함 조훈현 사무총장과 정운천·이종명·김성찬 의원 등 5명으로 구성됐는데, 한 대표가 만든 명단에 최고위원들이 반발하며 일부는 회의에 불참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조 사무총장까지 회의 도중 자리를 박차고 나오면서 한 대표와 공병호 공관위원장만 회의실에 남아 있는 등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후 최고위 파행 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선거인단 투표 절차는 다 끝났고 최고위 의결만 남았다"며 "최고위 성원이 안 돼서 내일 다시 열어 의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의 해명과 달리 당내에선 비례대표 후보 명단과 관련해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당에서 총선 대비 '인재영입' 차원에서 입당을 설득한 인사들이 후보 순번 20번 밖으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통합당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별도 입장문을 통해 "통합당의 영입 인사를 무시한 한국당의 공천 결과를 보니 침통하다"며 "자가당착 공천으로 영입 인사들의 헌신이 정말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한 대표와 최고위원회의 재논의를 통해 총선 승리를 위한 길을 모색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한 대표는 객관적인 심사 방침을 준수하고 있다면서도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한 대표가 황 대표의 박형준 전 통추위원장에 대한 비례대표 추천을 거부할 때부터 이같은 조짐이 보였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황교안 체제 출범 후 황 대표가 한 대표를 첫 사무총장으로 임명할 만큼 둘 사이에 신뢰 관계가 있기에 위성정당 수장으로 삼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최근 통합당 내 공천파동 등을 계기로 한 대표가 황 대표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통합당 내부에선 '한 대표가 뒤통수를 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로 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1번은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 2번에는 신원식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이 이름을 올렸다. 3번은 한국당의 '1호 영입인재'인 김예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 4번은 조태용 전 외교부 1차관 등이 추천됐다.

5번은 김정현 법률사무소 공정 변호사, 6번은 권신일 에델만코리아 수석부사장, 7번은 이영 전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 8번은 우원재 유튜브채널 '호밀밭의 우원재' 운영자, 9번은 이옥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연구소장, 10번은 이용 봅슬레이 스켈레톤 국가대표 총감독이다.

한국당 비례대표 '당선권'으로 18번~20번 정도로 관측된다. 새로운보수당 출신 정운천 의원은 18번에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결국 공천을 받지 못했다.

황 대표가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 시절 영입한 인사들은 당선권에서 다소 떨어진 번호를 받거나, 낙천하는 등 고배를 마셨다.

윤봉길 의사의 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은 21번, 이종성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은 22번을 받았다. 이종헌 팜한농 노무관리자, 허은아 한국이미지전략연구소장, '체육계 미투 1호'로 알려진 테니스 선수 출신 김은희 코치 등은 낙천했다. 탈북자 출신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씨는 순위계승 예비 명단 5번을 받는데 그쳤다.

한국당은 이르면 오는 17일 비례대표 추천 명단 의결을 위해 최고위를 개최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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