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이 실험실의 쥐냐고!” 웨인 루니의 분노

언론사 기고 통해 다른 종목 및 국가와 비교되는 영국의 코로나19 대처 비난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리그 더비 카운티에서 활약하는 웨인 루니는 영국 현지 언론에 기고해 타 종목, 심지어 다른 나라와 비교되는 잉글랜드 축구의 코로나19 대처가 열악하다고 지적했다.(사진=더비카운티 공식 트위터 갈무리)
코로나19로 멈춘 축구장의 시계. 선수들의 분노는 점점 차오른다.

영국 프로축구 2부리그 더비 카운티에서 활약하는 웨인 루니는 지난 주말 ‘더 타임스’의 주말판에 특별기고를 통해 코로나19의 위협에 직면한 축구선수의 상황을 소개했다.


현재 영국 프로축구는 4월 첫째 주까지 ‘개점 휴업’ 상태다. 지난 13일(한국시간) 1부리그부터 4부리그까지 프로축구뿐 아니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여자슈퍼리그(WSL)까지 유럽에서 빠르게 퍼지는 코로나19의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일정이 중단됐다. 상황이 호전되는 경우 예정보다 일찍 리그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제를 남겨 리그를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엿보였다.

이와 관련해 루니는 “선수와 스태프, 그리고 이들의 가족 모두가 걱정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테니스나 F1, 럭비, 골프, 심지어 다른 나라의 축구는 (코로나19의 위협에) 중단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축구협회, 그리고 프리미어리그의 리더십 부재를 크게 느끼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어 “지금도 많은 축구선수가 걱정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왜 우리는 (중단 결정을) 지난 금요일까지 기다려야 했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아플 때까지 경기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었나?”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를 비롯한 영국 프로축구는 아르테타 감독과 첼시 공격수 칼럼 허드슨 오도이 등 확진자가 발생하자 급히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루니는 “긴급회의가 끝나고 (리그 중단이라는) 결론을 내리기까지 영국 내 모든 축구선수는 마치 실험실의 쥐와 같은 심정이었다”며 “만약 내가 안전하지 않은 상태로 경기해 가족에게 감염이 됐다면, 그리고 심각한 상황이 됐다면 난 다시는 축구를 하지 않고 싶었을 것”이라고 화를 감추지 않았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리그의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루니는 “올 시즌이 (새 시즌이 시작하기 직전인) 9월까지 늦어진다고 해도 기꺼이 응할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직업”이라며 “선수가 안전하게 경기할 수 있고, 관람객이 안전한 환경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가 늦어지더라도 우리는 경기할 것”이라고 탁월한 프로의식을 선보였다.

현재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유럽 5대 주요리그가 무기한 중단되는 등 2019~2020시즌의 파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최하는 클럽대항전과 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도 일정 조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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